스포츠 이벤트는 '저비용 고효율'의 경제효과를 창출한다. 몸집을 불린 스포츠 이벤트가 미디어와 결합하면서 홍보'관광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직후 삼성'현대 등 대기업 경제연구원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경제적 효과가 40조~64조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올림픽 개최 후 10년간 추가 관광객 유치, 시설'교통 등 투자, 연관 소비지출 등을 분석한 결과다.
8월 27일부터 9월 4일까지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경제효과 역시 천문학적 수준이다. 대구경북연구원은 생산유발효과 5조5천876억원, 부가가치 2조3천406억원과 함께 6만2천821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대다수 경제학자들은 스포츠 이벤트의 '경제효과 분석'을 경계한다. 각종 데이터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해 실제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199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1998년 일본 나가노, 2010년 캐나다의 밴쿠버 등 동'하계 올림픽 개최 도시 상당수는 당초 흑자 수치 분석과 달리 오히려 적자를 면치 못했다.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스포츠 이벤트의 궁극적 경제효과는 당장의 '돈벌이'보다 무형적 '가치' 창출에 있다. 스포츠 이벤트가 흑자'적자를 넘어 '도시'와 '국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역시 대구와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하계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행사로 꼽히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도시는 지금까지 6곳에 불과하다. 대한민국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일본에 이어 세계 7번째로 대구 유치에 성공했다.
지난달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준비 점검차 대구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대회를 통해 대구를 세계에 알리고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최소 선진국 사람들은 대구 하면 '아!'할 것"이라며 "당장 지갑에 돈이 들어오는 일은 아니라도 그 브랜드 가치는 매우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연인원 80억 명의 전 세계 인구를 TV 앞으로 끌어들이는 스포츠 빅 이벤트다. 대회기간 중 '대구'는 1천 번 이상 TV에 노출된다. 게다가 이번 대회는 국제육상연맹(IAAF) 가맹 212개국 중 207개국 선수 2천472명과 임원 1천378명이 참가,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또 대구시가 광역단체들과 협력하는 전기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시는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서울'인천'부산'경기'경남 등지 광역단체들과 업무지원 협약식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대회홍보, 입장권 판매, 공무원'시민 단체관람 협력을 약속했을 뿐 아니라 신성장동력산업 등 경제분야, 관광'문화'체육'청소년 분야, 재해'재난 발생 시 구호지원 분야, 일반행정 분야 교류를 이끌어냈다.
이제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경제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마지막 과제는 지역민의 '관심'과 '애정'이다. 2007년 3월 당시 러시아 모스크바, 호주 브리즈번과의 경쟁에서 밀리던 대구가 막판 대회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결정적 힘은 550만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염원이었다.
시도민들의 단결된 역량은 '스포츠=돈'이라는 경제적 사고방식을 초월해 전 세계에 대구경북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장을 마련할 것이다.
경상도 특유의 의리와 애향심이 대구의 브랜드 가치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한 단계 더 높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이상준(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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