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비 내고 간 자리에 왜 정치인들이 나타나 생색을 냅니까. 무슨 이런 행사가 다 있습니까."
20일 영주지역 한 산악회가 주최한 행사에 국회의원과 지역 정치인들이 대거 동행해 얼굴 알리기에 나서 불법선거운동 논란이 일고 있다.
행사 참가자들은 "강릉시 정동진으로 가는 기차여행 행사장에 지역 국회의원과 한나라당 시의원, 10월 26일 재보궐선거 한나라당 공천 희망자 등이 몰려다니며 악수하고 인사를 나누면서 지지를 호소해 산악회 행사가 마치 '한나라당 당원 단합대회'인 것처럼 느껴졌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더욱이 이 산악회는 정동진으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참가자들에게 뒤늦게 산악회 가입 신청서를 받았고, 돌아오는 열차 안에서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에게 인사말을 할 시간을 할해해 한나라당과 사전 공모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 산악회는 지난 7월 16일 영주시 가흥동에 사무실을 열고 1차 문경새재 산행(버스 10대)을 다녀왔고, 2차로 1인당 3만원씩 받고 640여 명을 모집한 뒤 여객열차 10량을 임대해 20일 강원도 강릉시 정동진으로 기차여행을 다녀왔다.
기차여행 참가자들은 "국회의원과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정동진에서 참가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고 기차 안에서 방송으로 인사말을 한 뒤 객차를 돌아다니며 참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고, 당 관계자들은 의정보고서를 배포했다"고 밝혔다. 10월 26일 치러지는 영주시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A씨 부부도 행사장에서 참가자들을 상대로 명함을 배포하고 인사를 하러 다녔다.
김모(48'영주시 가흥동) 씨는 "회비 내고 즐거운 마음으로 갔는데 마치 '한나라당 당원 단합대회'인 것처럼 착각할 정도여서 정말 기분이 나빴다"며 "10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데 이번 행사는 도덕적으로,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산악회 측은 "회원들이 바다를 가자고 해서 행사를 마련했을 뿐 정치와 관련없는 단체"라며 "나중에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정동진으로 찾아왔기에 어쩔 수 없이 동행했을 뿐이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산악회를 따라간 것은 아니다. 영주역에서 참가자들을 환송하고 나중에 승용차 편으로 정동진에 갔다. 국회의원도 승용차로 갔다가 돌아올 때는 당직자들와 함께 산악회가 임대한 기차로 왔을 뿐이다. 당 관계자들은 표를 각자 구입해서 갔다"고 해명했다.
영주선관위는 "선관위 직원들이 이 행사에 동행했으며 현재 불법 여부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참가자 제보와 현장 사진, 녹취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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