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자연과 야생동물과 사람이 공존하는 섬 이야기

KBS1 '환경스페셜' 24일 오후 10시

인천연안부두에서 남서로 약 90km 떨어진 곳에 굴업도가 있다. 사람이 엎드려 일하는 형상을 하고 있어 굴업도(掘業島)라 불리는 이 섬에는 주민 20여명이 산다. 인적이 드문 섬이었지만 최근 대기업의 골프장 건설계획으로 논란이 되면서 굴업도의 자연환경이 재조명되고 있다.

KBS1 TV '환경스페셜' 특별기획 2부작 '섬은 살아있다'는 제1부 '송골매, 굴업도를 날다' 편과 제2부 '가거도 바다제비를 품다'편을 각각 24일 오후 10시와 31일 오후 10시에 방영한다. 한국에서 보기드문 굴업도의 비경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희귀생물들 그리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굴업도는 국내 최대 매 서식지다. 올해 4월에도 송골매가 굴업도 절벽 끝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았다. 알에서 깨어난 새끼를 지키기 위해 암컷은 둥지를 떠나지않고, 수컷은 끊임없이 먹이를 사냥해 새끼를 먹인다. 한 마리의 송골매가 세상에 나서 스스로 먹이를 사냥할 수 있을 때까지 겪어야 하는 치열한 생존경쟁과 80여일 간의 성장과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굴업도에서는 바닷물에 수직으로 깎인 절벽과, 넓게 펼쳐진 초지 그리고 해변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오랜 기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굴업도의 풍광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바닷물이 빠진 절벽 밑에는 홍합과 굴, 고동이 지천이다.

20년 전 방목한 꽃사슴과 흑염소는 해마다 번식을 거듭해 완전히 야생화 되었다. 경계심이 심한 사슴은 좀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지만 운이 좋으면, 초지가 펼쳐진 언덕을 오를 때 이들을 만날 수도 있다. 7월에는 굴업도의 사슴들이 대거 번식하고 숲 속에 새끼를 숨겨놓는다. 제작진은 숲 속에서 어미가 보호하며 숨겨놓은 새끼 사슴을 만났다.

제2 부 '가거도 바다제비를 품다'편에서는 가거도에 집단으로 번식하는 바다제비를 중심으로 흑비둘기와 황로, 검은해오라기, 바다직박구리와 같은 철새들의 생태를 소개한다. 때묻지 않은 가거도의 유려한 경관과 섬을 떠나지 않고 자연과 벗하며 살아가는 섬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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