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씨로 땀을 많이 흘리는 계절이다. 땀은 수분 배출을 통해 높아진 체온을 떨어뜨려 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정상적인 땀과 달리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땀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곤란을 겪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차가운 냉면을 먹어도 물 흐르듯 땀이 흘러 식사하기가 겁나는 경우나 특정 부위인 겨드랑이나 손발에 땀이 많아 사회생활에 불편을 겪는 등 증상도 다양하다.
땀이 병적으로 많이 나는 증상을 '다한증'이라고 한다. 한의학에서는 땀을 단순히 수분 배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유지하는 진액이 빠져나가는 것으로 본다. 물론 체질에 따라 땀이 약간 많이 나는 경우와 거의 나지 않는 경우의 차이도 있고, 운동이나 주위 온도가 상승된 경우에 적당히 나는 것은 정상 범주에 속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땀이 많이 나기 시작했다거나 특정 부위에 지나치게 땀이 많이 나는 것은 병적인 다한증이라고 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다한증의 경우 땀이 나는 시간과 부위에 따라 원인과 치료가 달라진다. 낮에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나는 경우를 '자한증'(自汗症)이라고 한다. 자한증은 날씨가 덥지도 않고 많이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땀이 많이 나는 경우이다. 이는 모공을 조여주는 위기(衛氣), 즉 우리 몸의 방어막이 약해진 경우이다. 흔히 땀이 많이 나면 기운이 허하다고 보는 경우가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이와는 반대로 낮에는 괜찮다가 밤에 자고나면 이불이나 옷이 젖을 정도로 땀이 나는 경우를 '도한증'(盜汗症)이라고 한다. 자기도 모르게 땀을 도둑질 당했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것으로 활동량이 많은 어린이나, 성인의 경우는 주로 과로나 과도한 성생활 등으로 신장 기능이 약해져 혈이 허해 화가 생긴 경우가 많다.
사람마다 땀이 나는 부위도 다양하다. 한의학적으로 손발, 겨드랑이에 땀이 많이 나는 것은 비위에 열이 차거나 비위의 기운이 떨어진 경우, 또는 신경이 예민해서 심장에 열이 몰려 있는 것이 원인이다. 이런 땀은 긴장하거나 신경을 많이 쓸 때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식사를 할 때 머리에만 땀이 많이 나는 경우는 비위에 습열이 차거나 간에 화가 생겨 위로 올라오기 때문으로 주로 과도한 음주나 기름진 음식으로 인해 발생하므로 술독을 풀고 비위 기능을 도와주는 것이 좋다. 또한 조금만 신경을 쓰거나 긴장하면 머리와 얼굴에 땀이 물 흐르듯 하는 경우는 심장이 약해진 것으로 가슴이 답답하거나 두근거리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남자의 경우 사타구니에 주로 땀이 많이 차는 것은 '음한'(陰汗)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신장기능이 저하되고 양기가 떨어져서 찬기운이 아래로 몰려 생기는 경우이다. 주로 심한 질병을 앓은 후이거나 노화 등으로 인해 체력적인 저하를 가져온 경우에 많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다한증'이 있는 경우는 전문의를 통해 치료를 하는 것이 좋으며, 건강한 사람도 너무 자주 뜨거운 찜질이나 사우나를 통해 땀을 과다하게 내는 것은 기운을 소모하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도움말'박영선 대구한의대 한방여성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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