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사흘째인 29일 대구스타디움에서는 '감격스런 우승'이 잇따랐다.
아시아인 최초로 투척 종목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며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은 뒤 하향세에 접어들었던 무로후시 고지(37'일본)는 남자 해머던지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고지는 81m24를 던져 우승한 뒤 관중석에 있던 '명조련사' 아버지 무로후시 시게노부에게 달려가 얼싸안고 기쁨을 함께했다. 고지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82m91을 던져 우승했지만 2007년 오사카 선수권 6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5위에 그치며 내리막을 걸었다. 고지는 이날 우승으로 투척 종목에서 세계선수권과 올림픽을 모두 우승한 최초의 아시아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현역 여자 단거리 최고 기록(10초64) 보유자인 카멜리타 지터(32'미국)도 '무관의 단거리 여왕'이란 꼬리표를 떼며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지터는 여자 100m 결선에서 가장 빨리 스타트한 뒤 막판까지 근소한 우위를 점하며 10초90의 기록으로 1위로 골인했다. 지터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등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자메이카의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10초97)과 켈리 앤 밥티스트(10초98)는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여자 400m에서도 감동이 물결쳤다. 이름도 생소한 보츠와나의 아맨틀 몬트쇼(28)가 앨리슨 펠릭스(26'미국), 아나스타샤 카파친스카야(32'러시아) 등 쟁쟁한 우승 후보를 물리치고 49초56의 기록으로 감격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몬트쇼는 인구 200만 명도 안 되는 아프리카의 소국 보츠와나에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사상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처음으로 여자 400m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200m의 '지존' 펠릭스는 3코너 곡선주로까지 앞서며 우승을 예감했지만 막판 직선 주로에서 밀리며 0.03초차로 아깝게 몬트쇼에게 우승을 내줬다.
'무명'의 파벨 파벨 보이치에호브스키(22'폴란드)는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5m90의 기록으로 우승의 감격을 누렸고, 뉴질랜드의 발레리 애덤스(27)는 여자 포환던지기에서 21m24를 던져 이번 대회 첫 대회타이 기록을 세우며 대회 3연패를 일궈냈다.
그러나 이번 대회 최고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관심을 모았던 남자 110m 허들에서 세계 기록 보유자인 다이론 로블레스(25'쿠바)는 1위로 골인했으나 류샹(29'중국)의 레이스를 방해했다는 판정을 받아 실격당했다. 이에 따라 2위로 골인한 미국의 신예 제이슨 리처드슨(25)이 1위, 3위로 골인한 류샹이 2위로 올라섰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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