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이하 공단)이 지난해 말 월성원자력 발전소(이하 월성원전)가 반입한 방사성폐기물 1천 드럼 가운데 464드럼이 기준에 맞지 않는다며 반송하기로 결정하자 월성원전이 반발하는 등 공단과 월성원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공단은 지난해 말 반입한 월성원전의 일부 방폐물은 교육과학기술부의 고시 기준엔 적합하지만 공단 자체기준에는 미흡해 발송처인 월성원전으로 되돌려 보내기로 최근 결정했다.
교과부 고시는 잡고체 폐기물에 대한 고정화 요건을 별도로 정하고 있지 않지만, 공단은 잡고체 등 비균질 폐기물의 경우 총 방사능 농도가 일정 정도 이상이면 시멘트로 고정화작업을 거친 뒤 반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단에 따르면 월성원전 측이 보낸 464드럼은 폐기물을 담은 드럼이 파손되더라도 그 내용물이 흘러나오지 않게 고정시켜야 하는 공단 내부규정을 어겼다는 것이다.
월성원전 측은 "인수기준에 부적합할 이유가 없고, 잡고체 등 폐기물에 대한 고정화는 교과부 기준에도 없다"며 "공단에서 말하는 고정화 문제는 처음 들어본 얘기"라며 발끈하고 있다.
그러나 공단 측은 "교과부 고시에 고정화 문제가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2008년 공단이 한국수력원자력에서 분리되기 직전 안전한 방폐물 관리를 위해 인수기준을 강화해, 새로 만들었기 때문에 월성원전이 이를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시민들과 환경단체는 공단의 방침을 지지하면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채 양측의 갈등을 제대로 조율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에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환경단체의 한 관계자는 "방폐물 반입기준과 관련한 보고를 받은 뒤 조기에 양측의 갈등을 조율했으면, 하자가 있는 방폐물이 6개월동안 방치되는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원자력 정책이 혼선을 빚고 있는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말했다.
공단 측은 조만간 반송결정을 한 폐기물을 월성원전에 되돌려보낼 태세여서 향후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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