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남자처럼 일하라!'는 슬로건은 여성에게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21세기는 일하는 여성들에게 기존과는 또 다른 리더십을 원하고 있다. '여성' 그 자체를 인정하고 자신만의 장점을 활용하라. 때론 언니처럼, 때론 엄마처럼 부드럽고 강한 여성 특유의 카리스마로 승부하라." 지난해 발간된 '여성 임원으로 산다는 것'(김준배, 류현정 저)에서 주장하는 여성 리더십의 요체다.
이처럼 업무에서 여성의 장점이 많이 강조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여전히 여성 임원이 희소하다. 직원 1천 명 이상 대기업 임원 중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4.7%에 불과하다. 보이지 않는 '유리 천장'이 두껍다는 뜻이다. 프랑스의 경우 기업계 성 평등은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떨어진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대기업 여성 임원 비율은 평균 9.7%(2008년 기준)인 데 비해 프랑스는 7.6%에 머무르고 있다. 미국은 포천 500대 기업의 이사회 여성 임원 비율이 15%(2009년)다. 반면 2006년 세계 최초로 '여성 임원 의무 할당제'를 도입한 노르웨이는 기준선 40%를 넘어 현재 40.2%를 기록하고 있다.
이제 유럽은 '여성 임원 할당제'를 서두르고 있다. 최근 벨기에와 네덜란드는 기업들이 여성 임원을 의무적으로 40% 두도록 하는 '여성 임원 쿼터제'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앞서 프랑스도 2017년까지 대기업 임원의 최소 40%를 여성에게 할당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독일 스웨덴 핀란드 스페인도 비슷한 법안을 준비 중이다. 프랑스 여성 재무장관을 지낸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여성의 비율을 늘려야 유럽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여성 임원 할당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그룹 내 여성 임원들과의 오찬에서 "앞으로 여성 임원들이 사장이 돼야 하고 그래야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된다"고 독려해 화제를 모았다. 어제 김윤옥 여사도 금융업계 지점장급 이상 여성 임원 70명을 청와대로 초청, "능력 있는 여성이 최고위직에 진출할 수 있는 문이 열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여자와 남자는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다. 여자는 남자보다 섬세하고 온화하다. 그리고 사회적 성향이 남성보다 강하여 남을 배려하고 어울리는 능력이 있다." 정현경 중앙ICS 대표가 '여성 임원으로 산다는 것'에서 인터뷰한 내용이다.
윤주태(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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