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원보다 싼 사조참치·프랑스産보다 칠레산 와인…

2등 선물세트 인기

고물가때문에 알뜰하게 추석선물을 장만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도 풍성해 보이는 종합선물세트가 인기다.
고물가때문에 알뜰하게 추석선물을 장만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도 풍성해 보이는 종합선물세트가 인기다.

"이름값 하는 1등보다는 저렴한 2등으로"

4일 오후 2시 대구 수성구 한 대형마트. 추석을 앞두고 선물세트 코너는 사람들로 넘쳤다. 그 중에서도 사람들이 몰린 곳은'가격혁명 선물세트' 앞이었다. 서현진(31'여) 씨 가족도 선물세트를 고르고 있었다. 서 씨는 "감사한 분들은 많지만 예산은 한정돼 있다 보니 저렴한 쪽에 손이 간다"며 "가격에 비해서 풍성해 보이는 생필품 종합선물세트가 적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고물가로 추석선물 소비 행태가 변화하고 있다.

이름난 1등 상품보다 저렴한 2등 상품을 구입하고, 같은 가격대라도 좀 더 푸짐해 보이는 종합세트를 찾고 있는 것. 기업들이 준비하는 선물도 가격이 오른 과일보다 건어물로 옮겨가고 있다.

추석선물을 고르는 손길이 2인자에게로 향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브랜드 인지도나 가치 때문에 시장점유율이 바뀌기 어렵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고물가 때문에 이번 추석에는 그마저도 바뀌고 있다. 비슷한 구성의 선물세트라도 시장 1위 업체의 브랜드보다는 2,3위 브랜드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추석 선물로 인기가 많은 참치세트의 경우 참치와 햄이 15개 들어있는 비슷한 구성의 제품을 비교해보면, 1위 업체인 동원과 2위 업체 사조가 각각 2만7천800원, 2만1천900원으로 6천원 가량 차이가 났다. 이 때문에 이곳 마트에서 동원선물세트는 지난해 대비 35% 정도의 매출이 늘어난 반면, 사조선물세트는 105%로 매출이 급격히 늘었다.

차례주도 3천원 정도 저렴한 국순당 차례주가 매출의 99%를 차지하던 경주법주를 따라잡아 매출 점유률을 20%가량 높였다.

와인도 흔히 고급으로 여기는 프랑스산 와인보다 칠레산이 인기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경주법주의 경우 아예 저렴한 차례주를 따로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다"며 "와인은 칠레산이 프랑스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데도 맛은 뒤지지 않아 추석선물용 세트의 경우 손님들이 프랑스산보다 2배 가까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같은 가격대를 선택할 때는 풍성해 보이는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도 늘고 있다. 한우의 경우에도 등심, 갈비 등 한 부위만 모아 놓은 상품보다 여러 부위를 담아 다채롭게 보이는 세트 종류가 잘 팔린다. 생필품의 경우도 한, 두 가지 정도의 품목으로 만들어진 세트보다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혼합해 만든 세트를 많이 찾는다.

추석선물용 예산이 정해져 있는 기업들의 경우 품목을 바꾸는 경우도 늘고 있다. 특히 과일값이 크게 올라 과일선물을 준비했던 업체들은 건어물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0개 내외가 든 특품 사과세트의 경우 지난해 5만~6만원 선이었던 것에 비해 올해는 10만원 정도를 줘야하기 때문이다. 한 지역 중소기업 관계자는 "올해는 물가가 워낙 비싸서 추석선물을 고르는데 많이 고심했다"며 "작년과 비슷하게 1인당 5만~6만원 예산으로 보기 좋은 선물을 고르다 보니 건어물이 제격"이라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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