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在美)작가 강익중의 작품 '함께'는 수십 개의 조각을 모아 하나의 커다란 '달 항아리'를 만들어 내었다. 원래는 둘로 나뉘어져 있지만 불을 뚫고 나온 후에는 하나로 합쳐져 완성되는 달 항아리의 특징을 적용한 작품으로 대형 평면에 마치 퍼즐처럼 수십 개의 요철(凹凸) 조각으로 조합돼 있는 것이 특이하다.
현재 뉴욕에서 활동 중인 작가 강익중은 조국을 떠난 지 이미 25년이 지났으나 '참 한국적인 테마'를 고집하는 타고난 한국인 작가이다. 작품 '함께'만 봐도 그렇다. 가장 한국적인 소재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어쩌면 고단한 해외 활동에서 우러난 조국애와 향토애의 투철한 사명감 때문인지도 모른다.
'달 항아리'는 원래 백토를 빚어 만드는 도자기로 꽤 큰 작품이어서 한 번에 완성하지 못하고 위, 아래를 따로 만들어 붙이는 작업이다. 작가는 이러한 작업과정을 일컬어 "우리 한반도의 분단과 통일을 상징한다"고 비유하지만 그런 상징성을 떠나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달 항아리'는 충분히 여유롭게 비어 있다.
그러나 작가 자신이 '달 항아리'를 좋아하는 것은 한국적이라는 것보다 '연결'이라는 주제에 있다고 한다. 작품은 아래, 위로 각각 따로 만들어지지만 결국은 하나가 된다는 것, 즉 '연결'은 작가에게 그 만큼 중요한 주제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서 봄'여름'가을'겨울 등 사계절이 주제를 이룬 네 개의 '달 항아리'는 분명 각기 다른 형태로 나타나지만 결국 부드럽게 연결되어 '함께'라는 작품으로 승화된 것이다.
이미애(수성아트피아 전시기획팀장)
▶각 240×240cm, 목판 위에 Oil Painting, 2011년
▶~22일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 053)668-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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