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작고한 손영자 씨 평생 모은 돈 영남대·복지단체에 11억7천만원 기탁

최근 지병으로 작고한 대구의 한 여성 독지가가 거액의 유산을 대학과 복지단체에 기부해 훈훈함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지난 7월 당뇨합병증으로 인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고 손영자(66·대구 중구 대신동)씨.

유족 측에 따르면 세 살때 부친을 여의고 초등학교만 졸업한 손 씨는 생계를 위해 갖은 허드렛 일을 마다하지 않은 채 근면하게 생활해 왔다. 10년 전 당뇨병에 걸렸지만 치료비조차 아끼면서 생업에 매달린 탓에 합병증으로 만성신부전증을 얻었고 결국 8년 전부터는 병원 신세를 지게 되기에 이르렀다. 여러 병원을 전전하던 손 씨는 1년 전부터 영남대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았고, 고인은 그 인연에 감사하다며 영남대에 6억4천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손 씨는 이외에도 사회복지법인 어린이재단과 남산복지재단에 각각 2억8천만원과 2억5천만원을 남기는 등 대학과 복지단체에 총 11억7천만원을 기탁했다.

유족 측은 "평생 제대로 입지도 먹지도 않고, 동전 하나도 허투루 쓰는 법 없이 억척같이 재산을 모았던 고인이었지만 제대로 학업을 마치지 못한 것을 평생 아쉬워했다"며 "전 재산을 대학과 복지재단에 장학기금으로 기부해 달라는 유언을 남기셨다"고 말했다.

이효수 영남대 총장은 "평생 모으신 재산을 기탁해 주신 고인께 감사할 따름"이라며 "고인의 뜻을 받들어 인성, 창의성, 진취성, 전문성을 겸비한 인재 육성에 소중하게 쓰겠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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