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초유의 정전과 단수 사태, 또 되풀이할 것인가

16일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 원인 규명과 책임 추궁을 촉구한 15일의 정전대란은 지난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구미에서 일어나 50만 명이 넘는 구미'칠곡'김천 주민들과 기업체들이 큰 고통을 받은 대규모 단수 사태와 여러 측면에서 닮았고 시사하는 바도 많다.

두 사고는 모두 평소 일어난 적이 없어 결코 발생하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던 탓인지 미리 나타난 조짐이나 우려에 관계 기관이 태무심했던 인재(人災) 성격이다. 단전은 가을철 늦더위 예고에도, 단수는 미리 취수원 가물막이 붕괴 우려 등과 같은 징조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대비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무더위 때 발생한 정전이나 단수였던 만큼 피해자가 대규모였고, 피해는 어린이나 환자, 대기업보다는 중소 영세 기업 등 소위 약자들에게 더 많았다. 사고 발생 뒤 이해 기관 간의 책임 소재 다투기도 같다. 구미시와 한국수자원공사가 내 탓 네 탓 했듯, 정전 사태 역시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 전력거래소가 같은 모습이다. 아울러 구미 지역 단수 피해로 4만 5천여 명이 집단 손해배상 소송에 나선 것처럼 단전 사태도 같은 길을 걸으면 국민 세금이 또 샐 것이다.

특히 문제는 생활에 필수적인 전기나 물을 '흔해서 소중한 자원인 줄 몰랐다'는 점이다. 그러기에 마구잡이로 쓴 것이다. 국민 1인당 전력 소비량(2010년 기준)은 8천883㎾h로, OECD 평균의 1.7배였고, 일본(7천818㎾h) 영국(5천607㎾h) 프랑스(7천512㎾h) 등보다 많았다. 1인당 일일 물 소비량(2007년 기준)도 365ℓ로 독일(132ℓ) 프랑스(281ℓ) 영국(323ℓ) 일본(357ℓ)보다 많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않기 위해 당국은 재발 방지에, 소비자들은 절전, 절수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