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와 목동의 전원화풍 대구나들이

대백프라자갤러리 개관 40주년 양달석 특별전

올해로 대백프라자갤러리가 개관 40주년을 맞는다. 현존하는 대구 전시 공간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대백프라자갤러리가 대구백화점 프라자점 12층으로 이전해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대백프라자갤러리는 갤러리 이전 기념전으로 양달석(1908~1984) 특별전을 선택했다. 양달석은 부산'경남 근대미술의 1세대 화가로, '소와 목동의 화가' '한국적 낙원의 화가'라 불린다. 그는 전업작가로서 부산에 정주하며 50여 년간 2천600여 점에 이르는 작품을 남기며 전국 화단에 이름을 남긴 몇 안 되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대구에는 이인성, 김용준, 김용조 등 조선 향토색 열풍을 일으킨 대구 서양화단이 있었다면, 양달석은 '소와 목동'이라는 일관된 모티브를 통해 향토적이고 환상적인 예술세계를 독자적으로 구축했다. 이는 대구나 서울 화단과는 별개로 차별화된 향토적 미감이다. 특히 양달석의 수채화는 전통적 아카데미를 수용하는 가운데서도 전통미술양식과 접목하는 실험적 노력을 지속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한지에 서양 수채화 물감을 이용해 작품을 제작함으로써 한국의 전통적 미감을 계승하려는 작가의 정신을 느낄 수 있다.

'소'는 아홉 살 때 부모님을 잃고 백부의 집에서 목동으로 소를 돌보던 시절의 아픈 기억이 짙게 배어 있다. 하지만 가난하면서도 넉넉한 웃음을 잃지 않고 삶의 유토피아를 화폭에 담고 있다.

작가는 상상과 공상, 그리고 순수한 조형적 변용과 자유로운 표현 창조 기법으로 작품을 그려내 양달석만의 동심적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첫 번째 기획 전시로 대구가 아닌 부산'경남의 근현대 미술 작가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대백프라자갤러리 관계자는 "20세기 문화를 비롯한 모든 면에서 서울이 중심이 됐다는 점에서 부산 근현대 미술의 원초적 존재라 할 수 있는 양달석의 특별전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수채화와 병풍, 유화 등 다양한 재료의 작품 30여 점이 전시된다. 1940년대 광복 이후 제작된 작품부터 1970년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쳤던 시기까지 다양한 시대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053)420-8015.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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