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에 2천만원대 차량들의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고급 세단부터 떠올리던 수입차에 대한 고정 관념이 깨진 것이다. 그러나 가격이 낮은 만큼 많이 팔린 것은 아니었다. 가격과 판매량은 상관 관계가 크게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일부 모델의 경우 판매량이 저조해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2천만원대 수입차는 도요타의 '코롤라(2천590만)'와 닛산의 '로그(2천990만원)', 푸조의 '207GT(2천590만원)', 혼다의 '시빅 1.8(2천890만원)', 크라이슬러 닷지 '캘리버(2천990만원)', 미쓰비시 '랜서(2천750만원)', 닛산 '3세대 큐브(2천190만∼2천490만원)' 등 총 8개 모델이다. 포드코리아의 준중형 세단 '올 뉴 포커스(2천910만원)'도 최근 출시되면서 2천만원대 수입차 시장에 불을 지폈다. 유로 NCAP에서 별 다섯 개 만점을 받은 '피아트 500'도 2천만원대에 금명간 출시될 예정이어서 2천만원대 수입차 시장을 달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천만원대 모델들의 성적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올 상반기 기준 푸조 207GT와 토요다 코롤라만이 100대 이상 판매됐을 뿐이다. 푸조 207GT는 187대, 토요다 코롤라는 119대, 닛산 로그가 96대로 100대가량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혼다 시빅 1.8 55대, 닷지 캘리버 29대, 미쓰비시 랜서 18대로 이렇다할 재미를 보지 못했다.
실제 2천만원대 수입차 중 국내 시장에 얼굴을 내밀었다가 호응이 없자 물러난 모델도 적잖다. 일부 모델의 경우 단종을 앞두고 국내 시장에 들어오기도 해 '막판 할인 처분'이라는 호된 비난에 시달리기도 했다. 2000년 첫 선을 보였던 크라이슬러 PT크루저(당시 VAT 포함 3천100만원에 판매)는 지난해 7월 단종됐다. 닷지 캘리버도 11월 단종이 예정돼 있다.
기대했던 것보다 판매실적이 적은 차는 토요다 코롤라다. 전세계적으로 3천700만대가 팔린 베스트셀링카지만 국내에서는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올 3월 출시돼 상대적으로 판매 기간이 짧긴 하지만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것에 비해 국내 판매가 저조했다. 이밖에도 프랑스 국가대표급 모델인 푸조의 207GT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346대, 닷지 캘리버는 2006년 12월 출시돼 5년간 총 830대만 팔렸다.
이같은 부진의 원인은 수입차의 명성만 믿은 판매 방식 때문. 업계 한 관계자는 "2천만원대의 경우 주 고객층이 젊은 층인데 국산차와 차별화되지 못하거나 오히려 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판매된 수입차 중 5~7천만원대 차종이 37.3%를 차지할 정도로 차별성을 보였다는 게 이러한 판단의 이유다. 2천만원 이하 수입차의 시장점유율은 1%에 불과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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