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스피 1300 하락·환율 1300 돌파 'X의 추억'

2008년 악몽 재현되나

국내 금융시장이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 때보다 빠른 속도로 악화되면서 위기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3년 전과 달리 금융위기를 해결할 수단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포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위험 징후가 나타나면서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600원으로 치솟고 코스피는 1,200대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비관론이다. 심지어 환율과 주가 수치가 역전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환율'주가 높낮이 역전 악몽 재현되나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위기 당시 원'달러 환율은 치솟았고 코스피는 추락을 거듭했다. 리먼 브러더스 위기 이후 4개월 간 이 같은 양상은 지속됐고 2009년 3월 2일에는 환율은 1,570.30원까지 올랐다. 코스피는 1000선이 붕괴됐다 회복하는 시기였다. 당시 각국 정부는 천문학적인 경기 부양자금을 공급해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빚에 찌들려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리스 사태 등 불안한 흐름이 지속되면서 3년 전보다 악화된 상황이 오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런 우려의 밑바닥에는 높은 외국인 자금 의존도가 자리잡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보유 주식 총액은 338조원 정도. 비중으로 따지면 30.29%로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 때인 272조원(29.19%)보다 의존도가 높다. 여기에 채권시장 외국인 잔고는 86조5천637억원으로 2008년 54조3천350억원보다 50% 이상 늘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아시아 시장에서 최대 383억달러가 급속히 빠져나갈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은 국내 금융시장 등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전문가들도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리먼 브러더스 사태 때보다 기업이익이 느는 등 펀더멘털이 개선됐다고 볼 수 있지만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의존도가 높아 이들의 자금들이 짧은 기간 내에 이탈한다면 어지간한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홍영기 하이투자증권 대구지점 이사는 "국내 증시의 움직임은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글로벌 증시에 흔들리고 있다"며 "코스피 1650선이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수준이므로 이보다 더 내려간다면 문제는 또 다른 국면으로 들어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목되는 해법

이 때문에 어떤 해법이 글로벌 금융 위기를 풀어낼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그리스 국가부도 위기 해법은 국내증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촉각은 유로존을 향하고 있다. 유로존 위기로 국내 외국인 자본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고 있어서다.

특히 이번 주가 가늠자다. 핀란드(28일), 독일(29일) 의회에서 유럽연합 구제금융 체계인 유럽재정안정기구(EFSF)의 기능 확대 승인 여부를 표결한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 상당수는 불확실성 제거가 가장 먼저 해결돼야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리스 디폴트가 현실화되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로 불확실성의 공포가 크다는 것이다.

정부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부 보유 외환은 지난달 말 기준 3천122억달러. 외환보유액 2천억달러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액수는 1천억달러에 불과해 위험 요소라는 지적이다. 때문에 환율 방어 등에 나서려면 3년 전 외환 문제 해소책으로 들고 나온 한'미 통화스와프를 이번에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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