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더불어 사는 세상] 직장인 밴드 '밥밴드'

"공연 수익금으로 굶주린 아이들에 따뜻한 밥 대접"

대구지역 직장인들로 구성된 밥밴드 멤버들. 왼쪽부터 조광형(악장
대구지역 직장인들로 구성된 밥밴드 멤버들. 왼쪽부터 조광형(악장'베이스), 장성녕(보컬), 박성우(드럼), 김경규(매니저), 송일호(기타), 이경미(드럼), 이정은(보컬), 한은주(보컬), 조윤영(키보드'건반), 임재현(드럼) 씨. 조용석(기타) 씨는 사정이 있어 촬영에 참가하지 못했다.
올해 3월 결성된 대구지역 직장인들로 구성된
올해 3월 결성된 대구지역 직장인들로 구성된 '밥밴드'는 콘서트를 통한 수익금으로 어려운 아이들을 돕는데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이달 10일 밥밴드 첫 공연 모습.

김지하 시인이 쓴 '밥'이란 시가 있다. '밥은 하늘입니다/하늘을 혼자 못 가지듯이/밥은 서로 나눠 먹는 것/밥은 하늘입니다//하늘의 별을 함께 보듯이/밥은 여럿이 같이 먹는 것//밥이 입으로 들어갈 때에/하늘을 몸속에 모시는 것/밥은 하늘입니다/아아 밥은 서로 나눠 먹는 것.'

그 어느 시대보다도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 세계 곳곳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굳이 저 멀리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나 동남아를 들지 않더라도 가까운 북녘땅 어린이들은 지금도 굶주림에 고통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약 52만 명(보건복지부 결식 아동현황), 아동 17명 중 1명의 아이들이 굶주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중 약 16만 명의 아이들은 보호지원체계에서 벗어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매일 2만4천 명의 어린이들이 굶주림에 목숨을 잃고 매년 1천여만 명의 어린이들이 영양실조와 예방 가능한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세상에서 굶는 것만큼 서러운 게 없고 굶어 죽는 것만큼 비참한 일이 없다. 밥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한다. 먹고사는 문제는 나라나 민족, 이념이나 선악을 넘어서서 곡 지켜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인권이기 때문이다.

이달 10일 대구 중구 봉산문화회관에서 첫 공연을 가진 밥밴드. 굶주린 아이들에게 밥이 되어 주고자 팀 이름을 밥밴드로 정하고 각종 공연 등을 통한 수익금으로 후원 활동에 나섰다. 하루 2회를 한 첫 공연에는 관객 500여 명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고, 밥밴드는 수익금 300만원을 가톨릭사회복지회 생명사랑나눔운동본부에 기탁했다. 입장료는 1만원으로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마련해 줄 수 있도록 최대한 부담을 낮춘 기부 차원의 금액으로 책정해 받았다.

장성녕 밥밴드 단장은 "'어쩌다 마주친 그대', 'J에게' 등 7080 노래를 불렀다"며 "30대부터 50대에 이르는 관객들이 열띤 반응을 보여줘 공연이 성공리에 치러졌다"고 얘기했다.

밥밴드는 드럼, 기타, 건반, 베이스, 보컬, 매니저 등 직장인 11명으로 구성된 7080그룹사운드다. 이들은 대학시절부터 각자 꾸준하게 음악 활동을 해왔으며 현재에도 각 멤버들은 별도의 다른 팀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뜻과 취지에 동참하고자 의기투합하여 올해 3월 밥밴드를 결성했다.

매주 월요일마다 수성구 범어동에 있는 연습실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장 단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밥콘서트를 개최하여 북한 어린이들, 정부의 지원보호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우리 지역의 굶주린 아이들에게 행복한 밥상을 마련해 줄 예정"이라고 얘기했다.

장 단장은 "어려운 이들을 위해 꾸준하게 지원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일시적인 행사가 아니라 굶주린 아이들을 위한 지속적이고 꾸준한 캠페인이 되었으면 한다"며 "향후 음악뿐만 아니라 개인의 재능기부를 통해 아이들에게 기꺼이 밥이 될 수 있도록 캠페인을 기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밥밴드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며 "지역민들의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이대현 문화부장 sky@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