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10여 년의 세월 가운데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300개의 촛불'을 꼽았다. 그가 DJ를 맡은지 딱 300일이 되던 날, 청취자들이 케이크 가득 300개의 양초를 꽂아 스튜디오로 찾아온 것이다. 태영 씨는 "워낙 초가 많다 보니 케이크에 빈틈이 없을 정도로 빽빽했다"며 "몇 번이나 입김을 불어 겨우 촛불을 다 껐는데 온 스튜디오에 메케한 연기가 피어올랐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생방송을 하다 보니 방송사고가 없을 수 없다. 요즘 방송은 컴퓨터를 통해 노래를 선곡하고 틀어주는데, 하루는 노래가 나가는 도중 갑자기 컴퓨터가 다운돼 버린 것. 다시 컴퓨터를 켜는데도 꽤 시간이 걸리다 보니 곧장 옆 스튜디오로 뛰어갔는데 하필 눈에 띄는 CD가 김정구의 '눈물젖은 두만강'이었다. 완전 뜬금 없는 노래가 전파를 탄 것이다. 여기서 그의 끼가 발휘됐다. 일단 방송사고에 대해 사과를 한 뒤 "한 청취자가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고 신청해 오셨습니다"며 능청스럽게 둘러댄 것. 태영 씨는 "나중에 PD가 '어쩜 그렇게 태연스럽게 거짓말을 잘하냐, 사기꾼해도 되겠다'고 놀려대더라"고 아찔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그의 꿈은 앞으로도 계속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청취자와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예전 팬들이 이제 아이 엄마가 되고, 자녀와 함께 듣고 싶다며 사연을 보내기도 한다"며 "점점 폭넓은 방송이 돼 전 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그런 방송이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방송 외에 그의 개인적인 포부가 있다면 대구에서 새로운 결혼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늘 틀에 박힌 결혼식을 보면서 저마다의 사연이 다를 텐데, 좀 더 특색있고 감동적인 결혼식을 만들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고 했다. 그래서 가끔 지인이나 친한 팬들의 결혼식 사회를 맡기도 하는 그다.
한윤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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