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심연료단지 입주업체들 "못 나가"

市 이전요구 통보에 "대책없이 폐업하라는 말"

대구 동구 안심연료단지 이전을 두고 대구시와 동구청, 사업주가 첨예한 입장차를 보여 단지 이전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대구시는 안심연료단지 내 사업장을 대구 외곽으로의 이전을 요구하고 있지만 동구청은 지역 내 공단 조성 후 이전을, 사업주는 이전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시는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데다 지역 발전을 위해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라 최근 사업주들에게 공장 이전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자진 폐업까지 유도하는 사실상 최후통첩이다. 대신 연탄공장 사업주들이 자진 폐업하면 대구시민들에 대한 연탄 공급권을 주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경북지역에서 연탄을 공급받더라도 시민들의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며 "안심연료단지 부근에 혁신도시와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조성되는 상황에서 이전을 마냥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주들은 "이전할 곳이 마땅지 않은 상황에서 이전은 자진 폐업하라는 얘기와 같은 것"이라며 3일 동구청을 항의 방문했다. 양광희 연료공업협동조합장은 "아무런 대책도 없이 자진 폐업하라면 어떻게 하느냐"며 "70여 종업원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를 시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재만 동구청장은 "시와 구청, 연료단지조합, 주민 등이 함께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동구 그린벨트 지역 일부를 해제해 공단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구시는 공단 조성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동구청이 제시하는 공단 조성 방안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공단을 개발하는 데만 960억원가량이 들고, 10년 이상 걸린다"고 말했다.

한편 안심연료단지는 1970년대 대구 일대에 흩어져 있던 연탄공장 6곳이 현 위치로 옮기면서 형성됐고, 현재 연탄공장 세 곳과 시멘트 가공업체 두 곳이 가동 중이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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