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울쪽 자본공세 맞서자" 대구 소극장 '작품의 질' 뭉치다

'소극장 있다 페스티벌' 8일부터 12월까지 대장정

극단 엑터스토리
극단 엑터스토리 '나무꾼의 옷을 훔친 선녀'
극단 도도 연극과교육 연구소
극단 도도 연극과교육 연구소 '마당 깊은 집'

'골리앗'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뭉쳐야 한다. 이 같은 논리로 대구 소극장들이 힘을 모았다. 본격적인 공연 시즌을 맞아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서울의 굵직한 공연들이 잇따라 열리는 가운데 지역 소극장들이 탄탄한 스토리를 가진 소형 작품들로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사)대구소극장협회가 주최하는 '제3회 소극장 있다 페스티벌'이 그것이다. 8일부터 12월 4일까지 한울림소극장과 예술극장 엑터스토리, 예전아트홀 등 대구시내 7개 소극장에서 총 8개 작품을 선보인다.

대구소극장협회 이상원 회장은 "대구 작품의 90% 이상이 소극장 작품인 만큼 이번 행사를 통해 소극장들이 작가나 스태프를 발굴하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지역 공연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극단 가인 '손'/10.8~16/ 작은 무대

자폐증 어머니와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이는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고 살아간다. 하지만 비슷한 처지에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을 믿고 세상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여자를 만나면서 아이는 점차 어머니를 이해하고 세상에 대해 마음을 열어간다. 남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에 인색한 현대인들에게 따뜻함을 전달하려는 작품이다. 010-6507-2171.

▷극단 엑터스토리 '나무꾼의 옷을 훔친 선녀'/10.8~30/ 예술극장 엑터스토리

백만석이라는 농촌 노총각이 나라에서 진행하는 '농촌 총각 장가보내기 프로젝트'에 선발돼 포상금 10억원을 받게 되고, 각종 언론매체에 의해 화제의 인물로 전국민의 관심을 받게 된다. 이렇게 되자 백만석을 차지하려는 여자들이 몰려들게 되고, 그 속에는 당당하게 '순수한 사랑'을 역설하는 스무 살의 막무가내 아가씨 신선녀와 박복혜라는 의문녀가 포함돼 있다. 이들간에는 물고 물리는 사랑 전쟁이 벌어진다. 011-517-4342.

▷극단 처용 '라이방'/10.14~ 30/ 씨어터 우전

술집에 앉아 시간때우기식으로 농담을 일삼는 택시기사 세 사람이 있다. 입만 열었다 하면 허풍이지만 사실은 겁이 많고 소심한 일우, 열여덟에 낳은 딸을 혼자서 키우고 있는 민수, 유일하게 대졸이지만 퇴직당한 건우가 그들이다.

그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가장 흔한 소시민이면서 매일매일 돈 걱정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인데…. 011-513-8123.

▷극단 도도 연극과교육 연구소 '마당 깊은 집'/ 10.14~16/ 소극장 도도

김원일 소설 '마당 깊은 집'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1950년대 초 가난한 이웃들의 이야기다.

한국전쟁을 피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피란민들이 바로 이 약전골목과 종로 사이에 좁고 구불구불하게 길을 내고 집을 들여앉혀 형성된 진골목에서 단칸방살이를 하면서도 서로 등을 쓰다듬으며 삶의 희망을 건져 올렸던 사람들이 있다.

실직가장과 청년 실업자, 소년소녀가장, 비정규직 노동자, 노숙인 등이 넘쳐나는 사회에서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향해 '희망'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010-3276-7566.

▷극단 이송희레퍼토리 '이돌근 죽데기로 광먹다'/ 10.20~11.6/ 빈티지 소극장

소외되고 무시당하는 아내 해숙과 그걸 당연시하는 남편 돌근은 매번 부딪친다. 결국 쓰레기 무단투기 사건으로 말미암아 점점 갈등이 고조되고 억누르고 있었던 속 얘기를 꺼내면서 파국에 이르게 된다. 평범한 서민 가정의 이야기를 통해 중년에 접어든 남편과 문득 자신을 뒤돌아보고 현재의 나의 모습을 각성하게 되는 아내, 그리고 그들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010-2232-2092.

▷극단 한울림 '출발'/ 10.20~30/ 한울림 소극장

꿈을 찾아다니는 한 사내와 간이역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역원. 기차는 지나가지만 서지 않는 역, 출발점이지만 종착점이기도 한 그곳에서 사내와 역원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제삼자의 이야이긴 듯 말하며 상대방을 탐색하게 되는데…. 053)246-2925, 010-3150-2575.

▷극단 한울림 '하녀들'/ 11.10~20/ 한울림 소극장

아름다운 주인마님의 방에 숨어들어 매일밤, 자신들만의 놀이판을 벌이는 하녀들. 하지만 놀이는 늘 결정적인 순간에 멈춘다. 결국 오늘도 끝까지 가지 못한 그녀들의 놀이. 서로를 탓하다가 용서하다가, 모든 것이 답답한 그녀들. 이때 걸려오는 한통의 전화. 하녀들은 두려움에 떨며, 아름다운 주인마님을 살해할 계획을 세운다. 053)246-2925, 010-9668-8509.

▷극단 예전 '자살에 관하여'/ 11.23~12.4/ 예전 아트홀

극중 소설가인 유경화는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관심을 받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그녀는 지속적으로 '자살'을 아름답게 몽환적으로 이야기한다. 한편 남지인은 누구보다 현실지향적이며 바른 생활을 하는 라디오 진행자다. 남지인은 우연히 유경화로부터 자살 상담 프로그램을 제안받는다. 010-2385-1102.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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