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향인사] 이만형 국토해양부 중앙도시계획위원

"대구는 포항-울산-창녕과 긴밀 협조 필요"

"전 세계적으로 사람 중심으로 도시의 환경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대구'경북 역시 이러한 흐름을 따라가야 합니다. 지역 고유의 정체성을 찾고 그에 걸맞은 총체적인 도시(지역) 디자인을 다시 해야 합니다."

이만형(54) 국토해양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위원(충북대 도시공학과 교수)은 대구'경북이 고유의 정체성을 찾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특정지역 공간디자인은 그곳의 정체성에 부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옛 정취가 가득한 관광도시, 이탈리아 로마 시내의 길은 넓고 곧을 필요가 없다. 서둘러 지나치기 아까운 풍광들이 즐비한 곳이기 때문이다. 물론 로마와 외부를 연결하는 외곽도로는 효율성을 생각해야 한다.

동해안 7번 국도 역시 지역 정체성에 걸맞은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다. 동해 바다의 넘실대는 파도를 즐길 수 있는 옛 해변도로와 동해안 주요 도시를 신속하게 연결하는 '신작로'(新作路)가 함께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위원은 각 지역이 여타 지역과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지역발전에 큰 차이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사 결과 충청지역에선 대전과 충청남'북도 사이의 교류보다 충청과 수도권 사이의 교류가 더욱 긴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구와 경북이 어떤 지역과 활발하게 교류하는 것이 지역에 더 도움이 되는지 심사숙고해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그는 자동차 부품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대구의 경우 포항(제철)-울산(완성차)-창원(기계부품)과의 긴밀한 관계가 형성되고 있는 현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대구와 인근 도시와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하느냐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위원은 대구가 21세기 도시경쟁력을 좌우하는 '도시매력도'에 더욱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도 조언했다.

그는 "흔히 남녀 사이에서 다른 이에게는 전혀 매력이 없는 사람이 유독 한 사람에게만은 매력 덩어리로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도시 역시 마찬가지"라며 "대구'경북이 특정한 목표를 정하고 그 부분의 매력이 부각될 수 있는 도시문화를 선도해 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위원은 지방도시의 경우 더욱 심각한, 인구감소에 따른 '마이너스 재건축'을 지금부터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마이너스 재건축은 용적률을 최대한으로 높여 입주 가구수를 늘리려는 지금의 재건축 방식과는 정반대로 가구수는 줄이고 녹지를 더욱 확보하는 방식이다.

경북 상주시 공검면 공갈저수지 뒤편 심실이 고향인 이 위원은 고등학교 1학년 때 고교졸업 검정고시에 합격, 고교 재학 중 두 번의 대입시험을 치렀다. 고교 2학년 때 치른 '예선'에선 예비합격자에 머물렀지만 '본선'에서는 수석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이 위원은 상주초, 상주중, 김천고, 경북대 영어학과, 서울대 환경대학원(석사), 미국 일리노이대(도시 및 지역계획학 박사)를 졸업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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