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스타일'이 변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차갑다' '콘텐츠가 부족하다' '소통이 어렵다'는 등 지금까지 지적돼 온 이미지를 벗고 있다. "선거는 당 지도부 중심으로 치러야 한다"는 원칙을 이번 10'26 재보선에서는 내세우지 않으면서 '변화는 지금부터'라는 말도 나온다.
박 전 대표의 가장 큰 변화는 유권자 곁으로 바짝 다가간 데부터 시작됐다. '차가운 이미지 깨기'다.
무표정하거나 날카로웠던 인상 때문에 '얼음공주'로까지 회자된 그가 먼저 손을 내밀고, 요구하지 않은 일까지 챙긴다. 14일 부산 동구청장 지원을 위해 찾은 전통시장에서 박 전 대표는 한 만두가게를 찾았다. 만두를 한 입 베어먹더니 "정말 맛있네요. 몇 년이나 (영업을) 하셨어요?"라고 물었다. 중간중간 사진을 찍는 시민들께 화답하는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다.
15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만난 한 시민이 박 전 대표의 자서전을 펼치자 사인을 해주더니 QR도장을 직접 꺼내 찍어줬다. "사진을 찍으면 제 홈페이지와 연결됩니다."(웃음) 13일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의 첫 지원유세에서 "만세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취재진의 요구를 정중히 거절했지만 '작위적'이라 할 수 있는 모습을 서민들 곁에서는 마다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 스스로가 '인(人)의 장막'을 거뒀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공식적이든 아니든 각종 행사장에서 친박계 의원들과 지지자들에 둘러싸였던 모습은 간데없이 '나홀로 유세'에 나서고 있다.
부산의 한 노인복지관에서 한 어르신이 악수를 청하며 손을 너무 꽉 쥐자 박 전 대표는 "힘이 넘치시니 감당이 안 되네요"라며 웃었다. 손을 빼거나, 싫은 표정을 짓던 과거와 달랐다. 그런 박 전 대표 옆에는 비서실장 격인 이학재 의원이나 보좌진, 경호원 등만 눈에 띈다. 대(大)부대가 따라붙던 과거와 다르다.
박 전 대표의 '즉석 유머'도 화제다. 준비해 온 우스갯소리만 하던 과거와 달라졌다. 서울 남산타워에 올라 나들이 나온 시민들과 만났을 때 한 초등학생이 "꼭 대통령이 되세요"라고 하자 박 전 대표는 "정말 정치에 관심이 많은 어린이네요"라고 응대하면서 좌중의 폭소를 유도했다.
지원 유세 도중 자신의 정치철학을 홍보하기도 한다. 부산 범일동 한 노인복지관에서는 "노후를 활기차게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복지는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중요한데 정영석 후보가 잘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자리를 옮겨서는 "나라는 일할 의지가 있고 일할 수 있는 분들에게는 일자리를 마련해드릴 책임이 있다"고 복지관을 피력했다.
독감에 걸리고도 주말 서울 지원유세 강행군을 마다않았던 박 전 대표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10'26 재보선이 '박근혜 파워'를 증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서울시장 보선은 안철수 서울대 교수와의 가상대결, 부산 동구청장 선거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의 대결구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는 것을 박 전 대표가 알고 있다는 것이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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