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 호랑새요~ 시어머니 꾸중새라…/ 고추 당추 맵다한들 시집살이보다 더 매우랴…". 고된 시집살이를 담은 옛날 옛적 노래가 요즘 세상에도 존재할까. 여기 세 며느리의 시집살이를 합치면 무려 200년이 넘는다는 전설의 며느리 3대가 있다. 쪽진머리에 동백기름을 바르며 하루를 시작하는 103세 황간난 할머니 아래로 82세 선경숙 며느리와 58세 정민숙 손자며느리까지. KBS1 TV '인간극장-며느리 삼대' 편이 24~28일 오전 7시 50분 방송된다.
강산이 두 번이나 변했을 긴 시간만큼 며느리들의 설움도, 사연도 각각 한 보따리씩 된다. 이제는 자매처럼 동무처럼 지내려나 했지만 그래도 '한 번 시어머니는 영원한 시어머니'다. 여전히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끝나지 않는 고부들의 전쟁, 툭하면 옛날 이야기로 서로를 타박하기 일쑤지만 그 시간이 자그마치 얼마인가. 미운 세월도 징글징글한 정이 되어 이제는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진한 사이가 되었다.
전설의 시어머니, 103세 황간난 할머니. 이른 새벽 송곳으로 칼 같이 가르마 타고 동백기름을 발라 반듯하게 쪽을 지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100세가 넘은 나이에도 부지런하기가 둘째 가라면 서럽다. 아직도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손수 딴 채소를 파신다. 90년 전, 열두 살 어린 나이에 열 살 꼬마신랑에게 시집 와 줄줄이 이어진 시동생들과 중풍을 앓던 시어머니를 돌보고 서른다섯 젊디젊은 나이에 청상이 되었다.
82세 며느리와 내일 모레 환갑인 손주며느리, 그들은 아직도 시집살이 중이다. 며느리 선경숙 할머니는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시집와 시어머니가 남편과 아이를 잃었을 때도 그 곁을 지킨 며느리다. 시집 온 뒤로도 3명의 시동생이 더 태어나 시어머니의 산바라지를 세 번이나 했고, 장사 다니는 시어머니를 대신해 살림은 물론 시동생들까지 맡아 키웠다. 내일 모레 환갑인 손주며느리 정민숙여사는 어떤가. 성격부터 입맛 하나까지 180도 다른 시할머니와 시어머니 덕분에 35년 째 시집살이 중이다. 세 며느리의 끝나지 않는 시집살이를 만나본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