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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에서] 생명의 원천·샘솟는 영감의 상징으로서의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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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다인 작
짐 다인 작 '하트'

붉은 천을 온몸에 두르고 역시 붉은 페인트를 몸과 머리에 뿌린 후 '나는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한다'라고 써놓은 텅 빈 캔버스를 향해 몸을 던지며 예술가로서의 첫 시작을 하였던 짐 다인은 5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예술가로서의 자신의 모습과 작품을 끊임없이 부정하고 새로움에 도전하는 삶을 살아왔다.

이달 초 자신의 개인전을 위해 대구를 방문한 여든에 가까운 노년의 대가는 여전히 지치지 않는 호기심과 열정을 보여주었고 그와 동행했던 나흘 동안은 왜 우리가 짐 다인의 하트를 사랑했고 그의 하트가 여전히 건재할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한 시간이었다. 어려서 난독증을 앓았고 왼손잡이였던 작가는 글쓰기보다 그리는 것이 마음이 편하고 좋았다고 한다.

평범한 학교 공부보다 언제나 스케치북을 곁에 두고 무언가를 그리고 또 그리면서 주변과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법을 찾아내었던 작가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이끌어 왔다. 'Nancy and I at Ithaca'라는 제목으로 소개하는 짐 다인의 하트는 평소 우리가 잘 알던 하트와 좀 다르다.

이 하트 조각설치 작품은 1966~1969년 동안 제작된 것으로 메탈프레임에 건초를 입혀 완성한 작품인데, 자신의 하트를 로맨틱한 사랑의 상징이나 가볍고 키치한 팝으로 읽혀지는 것을 강하게 부정하고 생명의 원천,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이자 스스로를 담는 편안한 용기이며 끊임없이 샘솟는 영감의 원천으로 다루어 왔던 작가의 의도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리안갤러리 큐레이터 김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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