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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 부자 스스로 무덤 파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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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조세 피난처를 경유한 신종 변칙 상속으로 경영권을 물려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 대주주가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 피난처에 자녀 명의의 펀드를 만들고 그 펀드에 국내 관계사 주식을 저가로 양도해 상속세를 내지 않고 경영권을 물려주는 수법이다. 편법 상속'증여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자 등장한 '꼼수'다.

국세청은 이런 방식으로 상속세를 탈루한 기업가 등 11건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해 올해 들어 총 2천783억 원을 추징하고 4건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세청이 변칙적인 국제 거래를 통한 세금 없는 부의 세습을 적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제는 이런 방식의 부의 대물림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가 조세조약을 맺은 국가는 77개국이다. 아직 조약을 맺지 않은 나라 대부분은 세금 부담이 거의 없거나 조세 정보 교환이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곳들이다. 이들 국가 중 62개국과 국내 기업이 수출입 실물거래를 한 금액은 지난해 1천382억 달러인 데 비해 외환거래는 2천252억 달러나 됐다. 구린내 나는 거래가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철저한 추적 조사와 함께 국내 기업과 조세 피난처 간 금융거래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있도록 정보 교환 협정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은 정직하게 사는 대다수의 희망을 꺾고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간의 갈등과 대립을 심화시킨다. 단순 경제 범죄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근본부터 뒤흔드는 반사회적 범죄다. 이는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을 저지르는 재산가들 스스로 무덤을 파는 길이기도 하다. 국세청의 세금추징에 앞서 부자들 스스로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르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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