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전용 주차공간을 볼 때면 가끔 답답하다. 장애인 차량도 아니면서 버젓이 한 자리를 차지한 얌체들 때문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그런 차량 대부분은 고급 승용차들이다. 도대체 세상을 어떻게 살기에 저렇듯 당당하게 사회적 약자를 위해 배려된 자리를 차지하는지 궁금할 정도다. 그런 모습을 보며 혀를 끌끌 차고 한마디 내뱉었더니 곁에 있던 한 친구가 능글맞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알고 보면 장애인들이야. 지적장애나 정신장애일 테지. 겉으로만 멀쩡한 거야."
친구 말처럼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왠지 약이 오르고 속이 상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장애인 차량도 마찬가지다. 스티커가 붙어 있다고 해서 장애인 주차공간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장애인 표지가 부착된 차량에 보행상 장애가 있는 자가 탑승한 경우에만 주차할 수 있다'고 분명히 법으로 규정돼 있다. 하지만 장애인 구역에 주차한 차량에서 보행상 장애가 있는 사람이 타고 내리는 모습은 거의 볼 수가 없다. 몰랐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뻔히 알면서도 안하무인격이다.
멀쩡한 사람이 장애인 구역에 차를 주차하는 것처럼 어처구니없는 일이 병원 응급실에서도 벌어진다. 지역 5개 대형병원 응급실을 찾는 환자는 매년 급속도로 늘고 있다. 2007년 11만3천여 명이던 응급실 내원환자는 2009년 14만6천여 명으로 늘었다. 문제는 이들 중 규정상 응급이 아닌 환자의 비율이 적잖다는 것이다. 2007년만 해도 5만7천여 명이 비응급환자였다. 절반 이상이 실제론 응급이 아니라는 말이다. 2008년 4만5천여 명으로 줄어드는가 싶더니 2009년엔 다시 5만3천여 명으로 늘어났다.
이들 중에는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면서 좀 더 쉽게 입원실을 구하기 위해 응급실로 오는 경우가 많다. 응급상황, 즉 생명이 위독하거나 즉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심각한 상황으로 진행될 위험을 안고 있는 환자보다는 그저 빨리 진료받겠다는 생각에 응급실부터 찾는 사람도 많다. 그러다 보니 늘 응급실은 포화상태다. 불만도 많다. 대국민 응급실 이용 만족도를 조사했더니 21.2%에 불과했다. 일반 의료 이용 만족도는 60~65%에 이르렀다. 응급실 불만의 가장 큰 이유는 오랜 대기시간이다.
물론 의사들 사이에도 '응급'을 바라보는 기준은 조금씩 다르다. 반드시 생명이 위험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되지 않더라도 환자 본인이 아프다면 '응급'이라는 것이다. 환자는 아프다는데 의사가 "당신은 응급이 아니니 진료가 가능할 때까지 기다리세요"라고 말한다고 해서 "예, 알겠습니다"라고 순순히 받아들일 환자는 없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고성과 욕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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