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대·롯데·동아, 반월당 주차장 신경전

현대백화점, 동아쇼핑과 연결된 반월당 메트로 센터 지하 주차장 운영권 입찰에 롯데쇼핑 용역 업무를 맡고 있는 업체가 참여할 예정이라 백화점 업계에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 동아쇼핑과 연결된 반월당 메트로 센터 지하 주차장 운영권 입찰에 롯데쇼핑 용역 업무를 맡고 있는 업체가 참여할 예정이라 백화점 업계에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반월당에 롯데가(?)'

대구 중구 반월당 메트로센터 지하 주차장 운영권 입찰을 두고 지역 백화점 업계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10일 업체를 선정하는 메트로 주차장 운영권 입찰에 롯데 쇼핑 용역 업무를 주로 하는 A업체가 참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680면 규모인 메트로 주차장은 동아쇼핑 및 현대백화점과 연결돼 있어 이용객 편의와 상권 형성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입지. 현재 두 백화점은 연간 수천만원의 이용료를 내고 주차장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아와 현대백화점 입장에서는 앞마당 격인 메트로센터 주차장 운영권을 경쟁사인 롯데백화점 관계사가 인수할 경우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메트로 지하 주차장은 대구시가 반월당 교통 흐름 개선과 지하공간 활성화 차원에서 2004년 삼성, 화성, 코오롱, 대우 등 민간사업자(반월당합동사업단)를 선정, 개발했으며 20년간 사용 뒤 기부채납하도록 했다.

하지만 반월당 합동사업단은 운영권 기간이 13년 6개월이나 남았지만 새 입찰자 물색에 나서 이달 6일 입찰 공고를 냈다. 운영권 입찰 최저가는 65억원으로 부가세를 포함하면 최소 71억원이 넘는 현금이 필요하다.

현재 입찰에 참여할 유력한 후보는 A업체와 특수 관계에 있는 B업체.

업계 관계자는 "2천여 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있는 서울 A용역업체의 자회사 격인 지역 B용역업체가 낙찰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A업체와 B업체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같은 주소지로 돼 있다. A업체는 롯데쇼핑 그룹 주차장, 시설관리 등 용역을 도맡아 하는 탓에 범롯데가 계열사라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

특히 입찰 일정이 급박하게 진행되는 것도 A업체 진출을 뒷받침하고 있다.

입찰 금액 71억원이 지역에선 큰 금액인 만큼 짧은 기간 내에 입찰 업체를 선정하기가 쉽지 않지만 입찰 기간이 20여 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역 한 용역업체는 "보통 입찰공고가 뜨면 낙찰자 선정과 입금 등 마무리까지 한 달 이상 기한을 주는 데 반해 이번 건은 모든 과정이 20여 일이 채 걸리지 않는 등 너무 급박하게 돌아간다. 지역 업체가 70억원이 넘는 돈을 마련하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 용역사인 A업체 등장에 메트로 지하 주차장 사용료를 내고 있는 현대백화점과 동아쇼핑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동아백화점은 한 달 3천만원가량 메트로 지하 주차장 사용료를 내고 있는데 운영자가 바뀐 뒤 주차료 인상 요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동아 강북점 등 이랜드 대구 진출 계열사 주차장이나 시설관리권을 요구할 경우 거절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용역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심기가 불편하긴 마찬가지. 현대백화점은 36억원을 투입해 백화점 지하주차장과 메트로 주차장을 연결했으며 매달 2천만원가량 사용료를 내고 있다.

특히 지역 유통가와 시설 용역업체들은 A업체 등장이 메트로 주차장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대구 유통가 용역 시장의 패권을 잡기 위한 교두보 진출이란 시각이 팽배하다.

이에 대해 B용역업체 대표는 "아직 입찰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대기업 쪽 일을 도맡아 하는 자회사도 아니다. 입찰도 안 한 상태에서 업계에서 누가 낙찰받을지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밝혔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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