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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하오 통신] (52)화불단행(禍不單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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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구한 사연에 시민 성금 줄이어"

'화불단행'(禍不單行). 재앙은 항상 겹쳐서 오는 것일까. 최근 한 고등학생의 기구한 사연이 중국 사회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쓰촨성(四川省) 청두시(成都市) 원장구(溫江區)의 천하오(陳浩'고교 1년) 군. 천 군은 2008년 2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원촨(汶川) 대지진 때 용감한 학생으로 '영웅 소년'의 칭호를 받았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인 천 군은 지진 발생 후 안전지대로 대피했으나 높은 콘크리트 벽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떨어지려는 여학생을 구한 뒤 자신은 콘크리트 벽에 깔려 중상을 입었다. 다행히 목숨은 구했으나 고강도의 격렬한 운동은 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이 사건 이후 천 군은 정부로부터 대지진에 맞서 싸운 '소영웅'(小英雄)이란 자랑스런 증서를 받았다. 그러나 3년 후 뜻밖의 교통사고로 다시 생명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 천 군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복강 내에는 4천㏄의 피로 가득 찬 위험한 상태였다. 당시 주치의인 쑤밍화(蘇明華) 씨는 "복강 출혈이 심해 패혈증 유발과 다른 장기 기능이 쇠퇴해져 어떻게 수술해야 할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천 군은 헌신적인 주치의의 도움으로 혼수상태에서 벗어났으나 여전히 생명이 위험한 상태다.

천 군의 사연은 지난달 10일 쓰촨성의 TV '뉴스현장'을 통해 알려졌다. 방송 이후 3년 전 대지진을 기억하고 있다며 이름도 밝히지 않은 시민이 5만위안을 천 군의 어머니에게 전달하는 등 기부의 손길이 이어졌다. 동시에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천 군을 돕자는 운동이 펼쳐졌다. 이후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를 통해 일파만파로 천 군의 사연이 퍼져나갔다. 천 군의 사연을 들은 시민들의 호응은 뜨거웠다. 베이징에서 청두로 출장 왔다가 사연을 접한 사람, 광저우에서 청두로 아르바이트 왔다는 사람 등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의 성금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같은 병동에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잔홍위(詹泓雨)라는 소녀가 있었다. 잔홍위의 부모는 딸의 장기는 물론 사회로부터 받은 기부금을 천 군을 위해 몽땅 내놓겠다고 밝혔다. 전국 각지로부터 21만위안의 성금이 답지하고 있으며 문자메시지 등 격려의 글도 쏟아지고 있다.

한편 천 군이 원촨 대지진 때 목숨을 구해준 천예(陳悅) 양도 병실을 찾아 "지난번 나 때문에 중상을 입었는데 또다시 사고를 당해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며 "빨리 완쾌해 같이 공부했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놓인 천 군. 하지만 외롭지 않다.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으며 또다시 생명이 위험해진 천 군을 향한 시민들의 성금과 격려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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