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영국을 떨게 한 U보트 함장 구겐베르거

2차대전에서 U보트는 영국의 숨통을 거의 끊어 놓을 뻔했다. 그 두려움이 얼마나 컸으면 처칠이 회고록에서 "2차대전 중 나를 가장 두렵게 한 것은 U보트였다"고 할 정도였다. 1941년 오늘 그 두려움은 공황으로 발전했다. 전날 U보트의 어뢰 공격을 받은 항공모함 HMS아크로열이 모항 지브롤터로 돌아가던 중 침몰한 것이다. HMS아크로열은 전문 항공모함으로 설계, 건조된 영국 최초의 항공모함으로, 히틀러의 야심작 비스마르크호 격침 때 결정적인 공을 세운 영국 해군의 자존심이었다. U보트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이 작전을 지휘한 함장이 프리드리히 구겐베르거(1915~1988)다.

그의 전과는 말 그대로 혁혁했다. 전장에 누볐던 3년8개월 동안 HMS아크로열(2만2천600t)을 포함, 연합군 선박 6만6848t을 격침시켰고 6천3t에 손상을 입혔다. 1943년 7월 브라질 해안에서 미군 항공기의 공격을 받고 부하 6명과 함께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 미국 내 포로수용소에서 탈출과 수감을 되풀이하다 1946년 최종 석방됐다. 잠시 건축가로 일하다 미국 뉴포트의 해군대학을 졸업하고 신생 서독해군에 입대, 4년간 NATO에서 참모로 근무한 뒤 1972년 제대했다. 1988년 산책나갔다가 실종된 뒤 2년 후 사체로 발견됐다. 사인은 미상.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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