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이 여야의 장기 대치로 이어지고 있는 '자유무역협정(FTA) 정국'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내놓는 카드에 따라 각 진영의 '협상파'들이 힘을 얻을 수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제19차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13일 귀국한 이 대통령은 한'미 FTA 국회 비준에 정국 운영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에는 국회에서 박희태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를 상대로 FTA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조속한 비준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이번 정상회의 기간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별도의 양자 정상회담은 하지 않았으며 오바마 대통령 주최 정상 만찬에서도 FTA와 관련된 얘기는 나누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14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한'미 FTA 비준안 처리에 대한 민주당의 협조를 다시 한 번 요청했다. 홍준표 대표는 "대통령의 국회 방문은 환영할 일로 야당이 반대해서는 안 된다"며 "국회가 합리적이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 역시 "대통령이 오셔서 돌파구와 전환점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14일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FTA 해결책 없이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오는 것은 현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며 "강행처리를 위한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여야 협상파들의 중재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황우여'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휴일인 13일에도 만나 막판 극적 타결 가능성을 열어두고 합의처리 방안을 모색했다. 또 일부 의원들이 13일부터 단식을 벌이고 있는 정태근 의원의 단식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이들은 14일 오후 단식 농성장에서 국회 폭력에 반대하는 '국회 바로 세우기' 모임을 갖기로 했다. '여당의 일방처리와 야당의 물리적 저지 반대' 공동선언을 한 여야 8명의 의원들도 소속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설득을 하는 등 지지세 확산에 나서고 있다.
한편 비준안 처리 시기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 국회 방문 이후 여당이 단독처리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과 본회의가 예정된 24일을 넘겨 새해 예산안과 패키지로 처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린다.
이상헌'유광준기자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