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돌보미 기관인 대구지역 아동센터들이 위기극복을 위해 연합회를 결성했다.
그렇지 않아도 사정이 열악한 지역 아동센터에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겨울철 난방비 지원을 중단(본지 22일자 4면 보도)하는 등 갖가지 난관에 부닥치자 아동센터들이 손을 맞잡은 것.
23일 오전 대구 수성구 범어동 그랜드호텔 2층. 이날 대구지역 160여 개 아동센터 중 절반 정도인 70여 곳의 센터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대구시지역아동센터연합회 창립총회를 열기 위해서다. 대구에는 8개 구'군별로 지역아동센터연합회가 있으나 대구를 하나로 묶는 단체가 없어 대구시나 지역 단체에 아동센터의 입장과 상황을 전달하는 데 애를 먹었다. 올해 9월부터 연합회 창립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했고 최근 몇몇 단체가 자금 문제로 지역 아동센터에 후원을 끊으면서 연합회를 만드는 데 탄력을 받았다고 아동센터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날 대구지역 아동센터 87곳이 연합회에 가입했다.
지역 아동센터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부족한 '운영비'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에는 총 162개 지역 아동센터가 있으며 이 중 111개만 정부 지원을 받고 있어 운영비 때문에 힘든 곳이 많다. 올해 국비와 시'구비 등 총 50억2천500여만원이 111개 아동센터에 지원됐다.
달서구 열린지역아동복지센터 이경숙 센터장은 "정부 보조를 받지 못하는 미지원 센터는 난방비나 사회복지사 급여, 운영비 등 모든 것을 자체 부담하니까 아동들에게 직접 지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또 사회복지사들이 일은 많은데 급여가 적다 보니 이직을 많이 하는 형편이다. 정부가 최소한 인건비라도 운영비에서 따로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고제인 지역 아동센터가 해마다 우후죽순 늘고 있어 이에 대한 문제점도 많다. 달성군 행복한아이들지역아동센터 조기석 센터장은 "대구시에는 162곳의 아동센터가 등록돼 있지만 실제 200여 곳 정도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아동 숫자는 줄고 있는데 자생력 없는 아동센터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제한된 정부 지원금이 분산돼 센터 운영이 더 어려워질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동들에게 돌아간다"고 우려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많은 센터장들이 "아동센터가 저소득층 자녀 보호 시설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다양한 계층이 모여 공부하는 '공동체'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역아동센터연합회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김원식 에덴지역아동센터장은 "아동센터에는 '못사는 아이들이 간다'는 편견이 아이들 사이에서도 팽배해 서로 상처받는데, 이를 풀 수 있는 고민을 많이 하겠다"며 "특히 센터의 열악한 환경 개선을 위한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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