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가을쯤이었다. 당시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불멸의 이순신'이라는 사극의 첫 회를 보게 됐다. 그런데 주인공 이순신 장군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외모와 목소리, 분위기 등 어느 하나 늠름함과 위엄이 느껴지지 않는 곳이 없는, 흡사 이순신 장군이 현대에 환생한 듯한 모습에 압도되었던 것이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든 생각도 '저 배우가 아니었다면 대체 누가 이순신을 연기할 수 있었을까?'였다.
뛰어난 리더십으로 부하들을 지휘하는 장면, 역사에 길이 남을 해전에서 승리를 거두는 장면, 그리고 왜군의 총탄에 의해 장렬하게 전사하는 최후의 장면까지 그는 이순신 그 자체였다. 그리고 '불멸의 이순신'이 1년간의 대장정을 끝낸 2005년,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순신 장군의 또 다른 이름은 김명민(金明民)이었다.
몇 년 후, 그는 갑옷을 벗고 하얀 가운을 입은 야심 찬 외과의사 장준혁이 되어, 드라마 '하얀거탑'과 함께 안방극장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다음 해에는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시립교향악단을 이끄는 천재적인 독설가, 지휘자 강건우가 되었다. 새로운 캐릭터를 기존 배우의 이미지에 대입시키는 것이 아닌, 배우가 새로운 캐릭터의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 김명민. 앞으로 그가 또 어떤 캐릭터의 모습으로 변신해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만들지 기대된다.
김명민은 1972년 10월 8일생으로, 서울예술대학 연극과를 졸업하고 서울방송 6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하였다. 대부분의 연기자들이 그러하듯이 그도 처음에는 각종 드라마에서 비중이 그다지 높지 않은 보조연기자로 출연하였다. 한 번은 주연으로 캐스팅 제의를 받기도 했으나, 불행하게도 제작 과정에서 주연배우가 그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교체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불멸의 이순신'에서 그가 맡은 주인공 이순신의 역할은 그의 미래를 바꿔놓았고, 그의 뛰어난 연기력도 비로소 빛을 보게 되었다.
그를 두고 대기만성형 연기자라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우연일지는 모르겠으나, 그가 연기한 이순신 역시 대기만성형 인물이다. 성웅 이순신 장군도 처음에는 현감 정도에 머물다가 46세가 넘어서야 전라좌수사로 부임하였고, 백의종군도 두 번이나 겪었다. 이순신 장군과 비슷한 늦깎이 인생을 시작한 그의 이름은 수(水)의 기운이 강한 이름으로, 사주(四柱)상에 비견(比肩)과 겁재(劫財)가 작용하니 이 둘을 합쳐 비겁이라 한다.
남자의 이름에 비겁이 과다하면, 재물을 직접 취득하는 개인 사업은 가능한 한 피하고 회사원이나 공무원 같은 안정된 직장생활이 좋다. 또한 주식, 투자, 투기성 사업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자신이 남에게 아쉬운 말은 못하고, 남의 부탁이나 요구조건은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 때문이다. 간혹 운세를 보는 곳에서 '당신은 보증이나 남에게 돈을 빌려주지 말라'고 한다면 그 사람은 비겁이 강한 사람이다. 친구들에게 밥과 술을 잘 사는 사람도 이러한 경우인데, 심성이 착하고 도덕적인 사람이 많다. 남을 먼저 챙기다 보니 본인은 항상 뒷전이다. 카멜레온 같은 막강한 연기력을 가진 김명민. 그가 늦게 주연배우의 타이틀을 얻은 것은 비겁이 강한 그의 성격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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