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토갤러리] 다랑논과 할머니

■작가생각 : 동호회 회원들과 '다랭이 마을'에 사진을 담으러 갔다.

우리 일행을 멈추게 했던 곳은 노란색으로 물든 지도처럼 그려진 다랑논의 풍경이었다. 들판에는 풍성하게 익은 곡식들을 거두느라 농부들의 손놀림이 바빴다. 탈곡기도 먼지를 일으키며 덩달아 바쁘게 돌아가는 것이 신기해 한참을 구경하다가 저만치 둑길로 볏단을 한 짐 지고 오는 할머니가 눈에 띄어 카메라 초점을 맞추고 찍기 시작했다. 농촌에서는 주로 남자들이 지게를 많이 지는 편인데 할머니가 지고 오는 것은 처음 보았다. 가득 채운 볏단을 지고 오가며 얼마나 힘이 드실까 무척이나 애처로워 보였는데, 우리를 쳐다보며 "에구 내 팔자야 힘들어 죽겠네"라고 하셨다.

"할머니 행복하게 생각하세요. 지금 할머니 연세에 이런 일을 하신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건강하시다는 증거잖아요. 병들어 누워서 일하고 싶어도 못하는 분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제야 할머니는 엷은 미소를 지으며 "그 말도 맞구먼" 하셨다.

합천군 묘산면 지실 마을에서 박문연 aeaed1_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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