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악, 특별한 것 아닌 누구나 흥얼거리는 평범한 음악"

퓨전국악 팀 '必 so Good' 30일 수성아트피아 콘서트

퓨전국악 프로젝트팀
퓨전국악 프로젝트팀 '必 so Good' 팀원들이 30일 공연을 앞두고 전용 연습실에서 준비에 한창이다. 가운데 대금을 부는 이가 '必 so Good' 팀을 결성한 양성필 대구시립국악단 수석.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국악과 서양음악의 만남은 오묘하다. 뭔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의외로 조화를 이루면서 새로운 색깔을 만들어낸다. 이는 오랫동안 대구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퓨전국악 팀인 '必 so Good'이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必 so Good'은 매년 한 차례 정기공연을 하고 있다. 올해도 30일 오후 7시 30분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PASSION 2011'이라는 이름으로 콘서트를 연다.

'必 so Good'은 양성필(45) 대구시립국악단 수석이 주도하는 프로젝트팀이다. 2006년 결성돼 현재 양 수석이 담당하는 대금을 비롯해 해금, 가야금, 신시사이저, 드럼, 기타, 베이스 등을 각각 연주하는 정식 팀원이 모두 7명이다. 여기에다 피리나 태평소가 게스트로 함께한다. 2006년 이후 매년 정기공연 한차례와 수시 초청공연 등으로 지금까지 공연 횟수가 50여 회에 이른다. 서울을 제외하고 지방에서 이처럼 꾸준하게 활동하는 퓨전국악 팀은 극히 드물다.

양 수석이 퓨전국악 팀을 결성한 것은 국악에 대한 일반인들의 편견을 깨고 싶다는 의지 때문이다. "제가 대금을 접한 지가 30년 가까이 됐어요. 국악을 담당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이 일반인들이 국악을 보는 부정적 인식이었어요. 지루하다거나 고루하다는 시선이 팽배한 것이죠. 요즘은 특별한 시기와 장소에서 들을 수 있는 것이 국악이지만 옛날에는 국악 자체가 일상생활이었고 누구나 흥얼거리는 평범한 음악이었죠. 신명나고 재미있는 부분이 많은 이면을 일반인들이 잘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요. 사람들의 편견을 타파하고 국악이 편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프로젝트팀이 '必 so Good'입니다."

또한 양 수석이 서양 음악과도 친숙한 것도 결성 이유가 되기도 했다. 고교 때 밴드 생활을 했고 군대에서도 록밴드 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이 팀의 레퍼토리는 60여 곡에 이르는데 대부분 창작물이다. 최대한 전통적인 색채를 살리려고 노력했다. 이는 연주에서도 이어진다. 서양악기가 함께하는 퓨전 국악팀이지만 항상 음 전체를 국악이 끌고 가도록 설정하는 것. 그렇지 않으면 자칫 국악이 서양 음악에 묻힐 수 있는 것을 항상 신경 쓰고 있다고 했다.

양 수석은 특히 대금이 서양 음악과 잘 어울린다고 했다. "대금은 저'중'고음마다 각각 색깔이 있어요. 저음은 분위기가 있어 서양의 발라드와 비슷한 맥락이고 중음은 맑고 청아한 느낌이죠. 고음은 강력하고 힘찬 느낌이라 서양의 록적인 분위기가 나요. 이런 특징 때문에 서양음악과 조화를 잘 이룰 수 있죠."

'必 so Good'은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각 연주자가 1인 다역이 가능하다는 것.

예를 들어 기타 연주자만 해도 전자기타와 어쿠스틱기타, 통기타 등 모든 기타 연주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공연마다 다채로운 구성을 만들어낸다는 것. '必 so Good' 공연은 이미 적잖은 마니아를 두고 있다. 고정 팬이 수백 명에 이른다고 한다. "보통 공연 마치고 사인회를 하는데 관객들이 국악에 대한 선입견을 없앴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퓨전 국악팀을 꾸리면서 재정적인 어려움이 많지만 이런 관객들의 반응이 큰 힘이 되죠."

양 수석은 퓨전 국악팀 외에 개인적으로 올해 초부터 시리즈 공연도 펼치고 있다. 남구 봉덕동에 있는 개인 연습실에서 '사랑방 풍류음악회'라는 이름으로 국악을 공연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이번 달로 벌써 6회째. 관객들이 차를 마시면서 편하게 국악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는 것.

양 수석은 퓨전 국악팀을 통해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국악이 서울이 아닌, 대구 지역에서 출발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루트를 개척하고 싶어요. 이를 통해 외국 투어 공연도 기회가 된다면 하고 싶어요. 또 국악 전용극장도 만들고 싶은 게 꿈이죠." 문의 053)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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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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