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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동에서] 전용구장은 정녕 꿈일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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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문화체육국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과 얘기를 나누다 적잖이 놀란 적이 있다. 그는 대구FC 관련 얘기 중 언급된 축구전용구장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잘라 말했다. 물론 얼마든지 '아직은'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이유에 말문이 막혔다. '프로구단 중 기업구단 1, 2곳을 제외하고는 전용구장을 갖춘 구단이 없는데 가난한 시민구단이 기업구단도 없는 전용구장을 가진다는 건 무리'라는 게 그의 논거였다. 지역 스포츠를 관장하는 공무원의 무관심과 무지가 안타깝기까지 했다.

미안하게도 전용구장이 없는 쪽을 헤아리는 편이 더 쉽다. 16개 구단 중 전용구장이 없는 곳은 대구와 광주FC, 성남 일화, 부산 아이파크, 강원FC, 상주 상무 등 6곳뿐이다. 이 중 가변석을 이용해 부산아시아드경기장을 '반 전용구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부산과 군부대 팀의 특수성을 가진 상주를 제외하면 더 줄어든다.

클럽하우스도 마찬가지다. 클럽하우스가 없는 구단은 16개 구단 중 6개지만 인천은 숭의전용구장 내에 만들고 있고, 대전과 광주도 클럽하우스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힌 상태여서 상주를 제외하고 클럽하우스가 없는 구단은 대구FC와 성남 일화 두 곳밖에 없다.

안 그래도 없는 살림에 굳이 전용구장과 클럽하우스를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말도 맞다. 그런데 이 논리라면 돈도 없는데 프로구단을 아예 운영하지 않는 편이 낫다. 이들 인프라가 생기면 성적이 수직 상승하고 축구 인기가 하늘을 찌를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여가 활동으로 축구장을 찾는 데 가족 단위가 늘 것이란 건 분명하다. 이는 시민구단 대구FC의 창단 목적이기도 하다.

실제 전용구장은 사람을 흥분시키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선수들이 뛸 때면 거친 숨소리까지 전해진다. 관중도 함께 축구를 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켜 축구의 묘미를 배가시킨다. 현장감과 생동감은 종합운동장과는 비교도 안 된다. 대구FC 홈 구장인 대구스타디움은 그라운드와 관중석이 너무 떨어져 있어 오히려 TV 중계를 보는 편이 더 낫다고들 한다. 접근성도 떨어져 큰마음 먹고 와야 할 정도다.

축구계에선 앞으로 전용구장이 없으면 더는 발전이 없다고 단언한다. 관중의 관람권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사랑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국에서 관람권이 가장 열악한 곳이 대구다. 현재 스포츠의 대세가 팬 서비스임을 감안하면 대구FC는 낙제점이다.

클럽하우스도 마찬가지다. 선수단의 의욕과 소속감을 높여 경기력을 향상시킨다. 클럽하우스가 없어 훈련장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고 훈련 후 원룸으로, 임대 아파트로 뿔뿔이 흩어지는 선수들에게 '필승'을 바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일지 모른다. 안정적으로 생활'훈련할 수도 없고, 개인 훈련은 꿈도 못 꾼다. 목욕도 대중목욕탕에 가야 한다. 선수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 실제 대구FC는 홈 경기 때도 겨우 하루 전에 호텔에서 합숙한 뒤 경기에 나선다.

물론 전용구장과 클럽하우스를 지으려면 많은 돈이 든다. 쉽게 결정하고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축구도 야구만큼 인기가 좋아질 때 전용구장을 고려해볼 만하다'는 시 공무원의 말은 '그냥 이대로 두겠다' '짓지 않겠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투자, 인프라 개선 없이 인기가 높아질 리 없기 때문이다.

한 축구계 인사는 아예 '시위를 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기업구단인 프로야구의 전용구장을 짓는 데는 선뜻 돈을 내놓으면서 정작 시민구단은 나 몰라라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이라도 이를 이슈화시켜야 한다. 지역 축구인과 시민이 똘똘 뭉쳐 '축구는 왜 전용구장 안 만드느냐'며 토론회부터 해야 한다"고 했다.

시위나 토론회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되새겨 볼 필요는 있다. 어쩌면 시민과 팬들은 '되고 안 되고'에 앞서 대구시가 먼저 고민하고 방안을 찾아보는 모습을 원하고 있지 않을까.

이호준/스포츠레저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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