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中 지급준비율 인하…국내외 증시 급등

자금 풀려 경기부양 효과 기대…선진국들도 공조

중국 정부가 지급준비율을 낮추면서 통화 긴축 기조 완화의 물꼬를 텄다. 경기부양을 위한 것으로 유동성 공급 소식에 국내외 증시는 급등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이달 5일부터 지급준비율을 사상 최고 수준인 21.5%에서 0.5% 포인트 낮추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지급준비율은 은행이 고객예금 중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로 지급준비율을 낮추면 중앙은행에 적립해야 할 돈이 줄어들고 시중에 자금이 풀려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중국이 지급준비율을 하향 조정한 것은 2008년 12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년 만이다. 중국 정부는 경기과열을 막겠다며 지난해 1월부터 모두 12차례에 걸쳐 지급준비율을 총 6% 올려 통화량을 조절해왔다.

선진국 중앙은행들도 글로벌 유동성 공급을 위해 발 빠른 공조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5개 중앙은행은 이날 긴급 성명을 내고 달러 스와프금리를 낮춘다고 발표했다. FRB와 유럽중앙은행(ECB), 영국중앙은행, 일본은행 등은 일일물 달러 스와프금리를 기존 1% 포인트에서 0.5% 포인트로 낮추고 운용 기한을 2013년 2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 같은 호재가 잇따라 전해지면서 증시는 쾌재를 불렀다. 코스피는 1일 개장과 동시에 63포인트 오른 1,910을 기록해 중국 통화 긴축 기조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유럽 증시를 비롯해 미국 증시도 큰 폭으로 뛰었다. 1일 미국 뉴욕 다우지수는 4.24% 오르며 2009년 3월 이래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S&P500과 나스닥도 각각 4.33%, 4.17% 급등했다. 영국(3.16%), 독일(4.98%), 프랑스(4.22%) 등 유럽 주요증시도 상황은 비슷했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1.39%)와 스페인(1.01%) 증시도 올랐다.

중국 정부가 통화 긴축 기조에서 벗어나 완화 방침으로 선회한 것은 유로존 재정위기가 장기화로 경제 전반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 거품을 억제하겠다며 실시해온 과도한 긴축 조치로 중소기업들이 심각한 자금난에 부딪혀 줄도산하는 등 사회 불안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인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치는 내년에야 지급준비율을 인하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다른 것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급준비율 인하 발표 전날 "중국의 거시정책 기조가 변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커지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현재 신중한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부분적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미세조정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점쳐왔기 때문이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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