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DI 보고서 "출산율 높이는 해결책의 하나"…뜨거운 갑론을박

지난달 1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미혼율의 상승과 초저출산에 대한 대응 방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기혼 가정의 출산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현재의 출산 대책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동거와 혼외 출산을 보는 인식을 개선시켜 부작용 없이 정착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혼례를 간소화해 배우자 선택 조건을 변화시키고 결혼에 따른 여성의 사회적 불이익을 해소해 가정 친화적 기업 문화도 조성해야 하며 가정 내 성역할의 재조정 필요성도 주장했다.

보고서가 발표되자 인터넷과 쇼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KDI 보고서에 공감을 표하는 사람들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동거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혼외 출산한 미혼모는 사회적 편견으로 어려움을 겪을 뿐 아니라 경제활동에서도 차별과 불이익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동거 중 임신한 경우 대개 낙태를 택하게 된다. 동거와 혼외 출산을 인정하는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발 더 나아가 프랑스처럼 동거를 법적인 결합 형태의 하나로 인정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동거를 인정하는 것이 저출산을 극복하는 대안이 될 수 없으며 KDI 보고서가 동거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한국의 저출산은 감당하기 어려운 양육비와 교육비, 맞벌이 부부를 위한 보육시설 미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기 때문에 동거와 혼외 출산을 용인해도 유럽처럼 출산이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 특히 기독교가정사역 단체인 하이패밀리는 지난달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가정의 소중한 가치를 파괴하고 서구의 잘못된 풍조를 무분별하게 수용할 수 있다"며 KDI 보고서를 강하게 성토했다.

이경달 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