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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매일 한글 글짓기 대회 수상집 '가을과 동행' 출간

11월 말 열린 2011 매일 한글 글짓기 대회 시상식 장면. 아래 사진은 대회 수상작품집
11월 말 열린 2011 매일 한글 글짓기 대회 시상식 장면. 아래 사진은 대회 수상작품집 '가을과 동행'.

매일신문사와 경상북도, 구미시가 주최하고, 경상북도교육청이 후원한 '제24회 매일 한글 글짓기'대회 수상작품집 '가을과 동행'이 발간됐다.

일반부와 고등부, 중등부, 초등부로 구분해 접수한 올해 매일신문 한글글짓기에는 운문과 산문을 합쳐 1천233점이 접수됐으며, 치열한 심사과정을 거쳐 88명이 입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상 수상작품은 임수현(경북 구미시 고아읍) 씨의 운문 작품 '풍경'으로, 강가 풍경을 통해 어머니, 아버지, 나 그리고 사람살이를 절묘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사람 발소리에 놀란 청둥오리의 날갯짓, 하류로 흘러가는 물의 주름, 무청을 이고 걸어오는 어머니, 툭툭 접히는 관절, 수면 위에서 찬 발을 녹이는 새들' 등은 인생의 은유이자, 자연의 섭리에 해당한다. 심사위원들은 "대상작품 '풍경'은 의미의 축약과 변신에 능하다. 생소한 어휘에 개연성을 부여해 작품이 요구하는 의미에 부합하도록 만드는 작법이 발군"이라고 평가했다.

고등부와 중등부 작품에서는 기성 시인들을 흉내 내려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지만, 상상력의 날개를 거리낌없이 펼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특히 주제로 제시했던 '아버지'와 관련한 작품들에서는 아직 어린 줄 알았던 청소년들이 성숙한 자세로 아버지를 이해해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산문부 장원은 배진철(김천시 신음동) 씨의 작품 '풍경'으로, "깊은 사유와 주제를 향한 일관된 천착이 대단하다. 겨울에서 시작해 가을로 끝을 맺는 것 또한 작가의 의도를 돋보이게 하는 구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산문 심사위원 장호병 수필가는 "글쓰기는 내 안의 나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며 궁극적으로 나와 소통하는 길이다"고 말하고 "카오스적인 세상에 해석을 통해 의미를 부여하고, 대상을 질서화, 가치화하는 작업이다. 아무리 재미있고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의미망이 구축되지 않으면 그 글은 생명을 잃는다. 세심한 관찰과 통찰, 자기 성찰에 이르는 농익은 사색과 치밀한 전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점점 희미해져만 가는/ 추억 속의 청춘을/ 애써 외면하며/ 아버지의 가슴 속에는/ 시나위 가락이 울려 퍼졌을지도 모른다/ 둥지에서 쉴 새 없이 울어대는/ 못난 새끼를 위해/ 메이는 가슴을 부여 잡으며/ 온몸으로/ 세상의 풍파를 감내하는/ 내 아버지의 오늘/ 아/ 너무 늦게 알아버린 것일까/ 아버지도 원래는/ 아버지가 아니었음을' -고등부 장원 문예솔 양의 '아버지' 중에서-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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