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원등판 임박 박근혜, 막바지 쇄신안 구상 중

당 대표·비대위 보다 총선 대비 선대위 틀에 공천개혁 인물영입 함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 사퇴 이후 칩거 중인 박 전 대표는 큰 틀에서 본인의 구원등판은 기정사실화하고 쇄신'개혁 방안 등 각론에서 장고(長考)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8일 보좌진과 측근 의원들에게 "당분간 외부 일정은 잡지 말라"고 지시했고, 당 외부 자문그룹과 늪에 빠진 한나라당 구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한구 의원(대구 수성갑)은 "박 전 대표가 만약 전면에 나선다는 뜻을 굳힌다면 당 대표나 비대위원장보다는 곧바로 총선정국에서 선거대책위를 꾸리고 역할을 맡을 확률이 크다"며 "선대위가 공천 개혁, 인물 영입 등 쇄신 효과성을 발휘하는데 가장 나은 방법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전당대회를 열어 박 전 대표가 당 대표로서 '선출직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정도(正道)라는 주장도 숙지지 않고 있다. 지난 17대 총선 한 달 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역풍 속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박 전 대표가 대표직을 맡아 당을 구했던 전례가 있다는 것이다. 그와 비교하면 현재로서는 아직 시간이 많다.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은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의원 등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인물이 모두 나오고 당원으로부터 선택받은 사람이 개혁을 진두지휘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원리"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 대표론은 박 전 대표가 만든 당헌'당규를 스스로 고치는 모양새가 되어서 채택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관측이 더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과거 '천막당사'보다 더 큰 강수(强手)를 둘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분당(分黨)과 신당(新黨) 이야기까지 나오는 마당이라 내부 단속에서부터 범보수중도세력을 아우를 수 있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긴 시간 고민하는 것도 지금 당장 나서서는 박 전 대표가 홍 대표를 내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고 이로 말미암은 충격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언제쯤 박 전 대표가 입장을 밝힐지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차기 총선에서 공천권을 완전히 포기하면서 당을 살리는 역할에만 치중하고 권력과 권한은 내놓는 방안도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고민도 길어지면 '때를 놓친다'거나 '지금이야말로 박 전 대표가 천막당사 시절 보였던 리더십을 다시 보여야 할 때'라는 주장이 많아 박 전 대표의 장고가 그리 길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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