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에 매료돼 대구로 달려왔어요."
이혜진(31) 씨는 지난 7월 몸과문화가 주최하는 단식 프로그램에 일주일간 참가했다. 경기도 한 초등학교 교사인 이 씨는 단식을 하며 그동안의 식생활에 대해 성찰했다. 그 뒤 학교에 사직서를 내고, 연고가 전혀 없는 대구로 와서 10월부터 몸과문화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몸과문화 유기농 레스토랑 '비채'의 일꾼으로 자청한 것.
"그동안 제가 먹어왔던 학교 급식은 너무 달고 튀긴 음식 위주였어요. 아이들이 참을성이 없어지고 폭력적이 되어가고 있다는 걸 느꼈지요. 단식 캠프를 하면서 그게 먹을거리에 원인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아이들의 간식도 대부분 피자와 햄버거이고, 김치를 아예 못 먹는 아이가 있을 정도다. 한 반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앓는 아이가 4, 5명에 이른다. 이 씨는 이 모든 것이 식생활과 관련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대기업들이 먹을거리 시장에 뛰어들면서 먹을거리가 산업화의 대상이 되고, 학교 급식은 아이들의 입맛에 맞춘다는 이유로 기름진 육식 위주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씨는 대구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유기농 배추와 일일이 손으로 닦은 고춧가루 등으로 김장을 배추 1천 포기나 담갔다. 고된 일이지만 건강한 먹을거리를 마련한다는 생각에 보람이 크다.
"단식을 하면서 다시 태어나는 기분이었어요. 교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먹을거리 운동을 하는 것이 먼 미래 아이들을 더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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