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열쇠 쥔 박근혜..탈당내분 어떻게 수습할까

쇄신파 정태근·김성식 의원의 탈당 선언으로 혼란에 빠져든 한나라당이 박근혜 전 대표를 주시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당 운영의 전면에 공식 등장하기도 전에 '정치력'을 보여줘야할 내분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재창당을 둘러싼 쇄신파와의 입장차에도 불구하고 비대위원장으로 당장 구당(救黨)'에 나설지, 등판 시점을 늦출지, 어떤 카드로 내분을 수습할 지 등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선택이 초미의 관심사다.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 며칠째 두문불출하고 있는 박 전 대표가 당장 쇄신파를 향해 강공책으로 맞대응할 것이라는 시각은 드물다.

그보다는 당의 비상사태가 더 깊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탈당 도미노'를 방지하는 쪽에 비중을 두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추가 탈당이 이어진다면 비대위가 출범해도 힘이 실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가 쇄신파 의원을 직접 대면할 지는 불분명하다. 한 의원은 "결국 소통 문제이므로 박 전 대표가 나서는 방법 밖에 없다"고 했으나 다른 의원은 "시기적으로 늦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의 공식라인을 가동해 박 전 대표보다는 황우여 원내대표가 정·김 의원과 탈당을 고민 중인 권영진 의원, 또다른 서울의 K의원을 전방위 설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전권 위임을 위한 당헌당규를 개정하기로 12일 의원총회에서 결정된만큼 이 같은 총의에는 역행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내주초 예상되는 비대위 출범 일정도 크게 늦추지 않으며 '직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중진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조속히 당을 수습하는 게 파장을 줄이는 길"이라고 말했고, 다른 핵심 의원도 "그만큼 한나라당이 한가한가"라고 반문해 탈당사태로 등판 일정을 늦출 지 모른다는 전망을 일축했다.

다만 재창당 요구를 수용할 것 같지는 않다. 박 전 대표는 '재창당을 전제로 한 비대위 구성은 안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고 친박 의원들이 전하고 있다.

한 의원은 "재창당은 현 시점에서 실무적으로도 어렵다는 것을 많은 의원들이 이해하고 있다. 재창당 압박은 그리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탈당 내분의 본질은 박 전 대표와 쇄신파간 소통 문제지, 막상 재창당 문제를 터놓고 얘기하기 시작한다면 의외로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전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비대위원장에 나서며 예상을 뛰어넘는 거침없는 쇄신행보로 난국을 정면돌파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한 친박 의원은 "앞으로 이보다 더 험한 일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비대위원장 취임과 더불어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회복을 위해 모든 것을 백지상태에서 살피겠다"는 의지를 밝힐 가능성이 점쳐진다. 쇄신파의 재창당 요구와 맥락을 같이하는 원점 출발 메시지로 받아들여진다.

이외에도 친박 해체를 선언하고, 당무에서 당의 공조직을 가동함으로써 측근 의원을 멀리하며, 비대위를 초계파적으로 구성하거나 아예 비대위에서 친박을 배제하는 등 내년 4월 총선 승리를 위한 '통합의 정치'에 올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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