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근혜 '쇄신 의원총회' 참석 혁신안 제시

"가장 모범적인 공천 하겠다 한나라당 뼛속까지 바꿀 터"

15일 오전 8시 국회의사당 246호실. 한나라당 '쇄신 의원총회' 소집에 이한구 의원이 의총장에 첫 등장했다. 1분 뒤, 박근혜 전 대표가 동료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입장했다. 박 전 대표는 여러 차례 고개를 숙여 먼 거리의 동료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2년 7개월 만의 의총 참석이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쇄신파 2인의 탈당 선언으로 '탈당 도미노'가 예견된 한나라당 분위기 같지 않았다. 일부 의원이 박 전 대표에게 앞자리에 앉으라고 권했고 박 전 대표는 "괜찮다"며 세 번째 줄에 앉았다. 사회자가 "오늘로 200회(의총)다. 박수로 시작하겠다"고 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어제까지 가슴에서 말할 수 없는 꿈틀거림이 있었다. 오늘 의총에서 앞으로 당이 갈 길에 대해 분명하면서도 간결한 메시지를 내자"고 인사말을 했다. 회의는 곧 비공개로 전환했다.

◆내 사람 심지 않는다

박 전 대표는 14일 오후 쇄신파와의 만남에서 '공천 시스템'을 이야기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공천을 대한민국 정당 역사에서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만들어 인재들이 모여들게 하겠다"며 "거기에는 우리의 희생도 필요하다. 그렇게 해야 한나라당을 믿어준다"고 말했다. '희생'은 '불출마'나 '공천 탈락 후 승복'을 의미하는 것으로 읽히고, '모범적인' 공천은 국민이 수용하는 기준에서 강력한 공천 시스템을 뜻한다는 것이 정치권의 해석이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을) 뼛속까지 바꾸자"고도 했다.

친박계에서도 '공정한 공천'에 대해서는 수긍한다는 분위기다. 박 전 대표의 핵심 관계자는 인재영입과 관련해 "(박 전 대표는) 내 사람을 심거나 데려오지 않고 국민이 원하는 사람을 찾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친박계의 무임승차를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크다는 것이다.

◆탈당 도미노는 일단 멈춤

이날 박 전 대표는 쇄신파와 직접 만났다. "대화하자고 하는데 불통(不通)으로 일관한다"는 쇄신파의 공격성 발언이 있은지 하루 만이다. 국회 의원회관 103호에서 진행된 만남에서 박 전 대표는 쇄신파의 '재창당 요구'에 대해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과 개혁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남경필, 임해규, 권영진, 김세연, 주광덕, 황영철 의원과 친박계 구상찬 의원과 마주앉은 자리에서다.

이날 쇄신파와의 '소통'으로 추가 탈당은 봉합되는 모양새다. 추가 탈당을 시사했던 권영진 의원은 "박 전 대표에게 탈당한 의원들의 복당을 위해 인간적으로 노력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는데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며 "(박 전 대표가) 15일 의총에 나오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새로운 소통"이라고 평가했다.

황영철 원내대변인은 면담 직후 "박 전 대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생을 챙기고 일자리를 만드는 것으로 그것을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하는 게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밝혔다"며 "그렇게 신뢰를 얻으면 당명을 바꾸는 것도 국민이 이해할 것이며 그런 상황에 가면 당명을 바꾸는 걸 논의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이라는 명(名)에 큰 애착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날 면담자리에서 이름 바꾸기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쇄신 5대 원칙

박 전 대표는 ▷국민 신뢰를 회복한 뒤 당명 개정 검토 ▷정당 역사상 가장 모범적인 공천 ▷민생 안정과 일자리 창출이 비대위의 임무 ▷인재 영입을 위해 희생 불가피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과 개혁 등 당 쇄신에 대한 본인의 5가지 원칙을 이날 피력했다. 쇄신파도 "박 전 대표와 우리의 의견이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한나라당은 15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박 전 대표가 이끌 비대위의 권한과 역할을 당헌에 명시할 예정이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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