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다오(靑島)에 가면 차량 앞면에 '홍피아오따이'(紅飄帶'붉은 띠)를 맨 택시를 볼 수 있다. 지난 2006년 3명의 택시기사가 거액의 돈을 택시 내에 두고 내린 주인에게 돌려주자 칭다오 시민들이 감사의 뜻으로 붉은 띠를 매어 주면서 시작됐다. 이때부터 붉은 띠를 맨 택시는 수많은 일화로 시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현재 칭다오시에는 1만여 대의 택시 중 540여 대가 '홍피아오따이' 차량으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 10월 24일 오전 10시 30분 칭다오역 부근 페이셴루(費縣路) 남쪽 버스정류장. 버스를 기다리던 한 여성이 괴한에게 습격당해 팔뚝과 어깨에 심한 상처를 입었다. 난간에 기대 피를 흘리던 여성을 발견한 런시꾸이(任錫圭) 기사는 즉시 이 여성을 태워 인근 칭다오시 제9인민병원 응급실로 옮겼다. 런 기사는 경찰에 신고하고 이 여성의 친구에게 상황을 알리는 등 필요한 조치를 즉시 취했다.
이 여성의 상처 부위에는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와 상태가 위급했다. 런 기사는 응급치료를 받게 한 뒤 곧바로 대형병원으로 옮겼다. 런 기사의 신속한 수습으로 이 여성은 목숨을 구했다. 런 기사는 3시간여 동안 영업도 못했을 뿐 아니라 병원 수속료까지 지불했다. "위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을 구해주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본능이지요." 런 기사는 말했다.
#지난 10월 7일 칭다오시 난징루(南京路) 버스정류장. 한 노인이 피를 흘리며 땅에 쓰러져 있었다. 사람들은 120 구급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도 구하려 하지 않았다. 이 노인에게 구원의 손길을 뻗은 이는 무춘화(慕春花'여)라는 택시기사였다. 무 기사는 쓰러진 노인의 맥박을 짚어보고 급히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 노인은 위험한 상황을 넘기고 완치됐으며 친한 친구가 되었다. 무 기사는 "노인 스스로 넘어졌으니 우리가 상관할 바 없다"는 한 시민의 소리를 들었다고 회상하며 "위험한 상황에 처한 이웃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지난 8월 7일 오후 8시쯤 한쥔더(韓軍德) 택시기사는 쩐화루(振華路)의 한 주유소 앞에서 정차하고 있었다. 차량 한 대가 오토바이를 친 후 뺑소니 치는 것을 목격했다. 당시 날은 이미 저물었으며 비까지 부슬부슬 내렸다. 사고를 당한 오토바이 운전자를 구한 한 기사는 하마터면 교통사고 범인으로 몰릴 뻔했다. 만약 한 기사가 사고를 당한 오토바이 운전자를 급히 구하지 않았다면 어둡고 비가 내리는 가운데 도로상의 수많은 차량들 때문에 피해자는 더 심각한 사고를 당할 수 있었다. 한 기사는 "교통사고 범인으로 몰리는 오해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차량과 현장에 증거가 있으니 어떤 일이 있더라도 위기에 처한 사람을 구하는 것은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길 잃은 아이 집 찾아주기, 산모 병원 이송, 바다에 뛰어들려는 청년의 목숨을 구한 일 등 칭다오시 '홍피아오따이' 소속 택시기사의 감동어린 사연은 헤아릴 수 없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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