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교영의 의료백과] 송년회 음주가무

연말 송년회가 이어지면서 우리들의 몸이 혹사당하고 있다.

과음한 다음 날이면 숙취로 고생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어떤 사람들은 '가짜 양주' 때문이라고 하지만, 모든 술은 숙취를 유발하기 마련이다. 물론 음주량에 따라 숙취의 정도도 달라진다. 숙취란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미식거리며 배 속이 뒤틀리는 등 알코올이 제대로 분해되지 않고 인체에 남아 발생하는 각종 증상들을 말한다. 그렇다면 숙취는 왜 생길까? 그 이유는 인체가 분해할 수 있는 알코올보다 더 많은 양을 마셨기 때문이다. 안주를 든든하게 먹거나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부터 높은 술의 순서로 마시면 술이 덜 취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숙취 정도는 알코올의 양과 개인별 처리 능력 차이에 비례한다는 게 정설이다. 제때 처리되지 못한 알코올 성분은 혈액을 통해 인체 각 부위에 영향을 미친다. 숙취에 따른 가장 직접적 피해는 위 염증, 심장 및 간 장애 등이지만, 2차적으로 식욕저하, 성기능장애, 생리불순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술 마신 다음날이면 허기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일시적 저혈당 증상이다. 알코올이 포도당 합성을 방해하기 때문에 혈당수치가 낮아져 식사를 거른 상태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런 저혈당 상태의 경우 보통 공복감, 식은땀, 어지러움, 손끝저림, 집중력 감퇴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술 마신 다음 날 속이 쓰리더라도 아침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음주 다음날엔 갈증이 심해진다. 술을 많이 마시면 그만큼 소변이나 땀 등으로 수분을 많이 소비하게 되고 미네랄 같은 각종 전해질이 체외로 방출된다. 또 간장이 소화하지 못한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몸에 부작용을 일으킨다. 그래서 갈증, 두통, 무기력한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술을 빨리 깨기 위한 비방은 없을까? 전해질 성분이 많은 국물이나 과일주스, 스포츠이온 음료를 마시는 게 좋다. 이는 알코올 대사 산물이 신장에서 소변으로 빠져나갈 때 다량의 전해질을 함께 탈취해가 숙취현상을 강화시키기 때문이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혈중 알코올 농도를 일부 떨어뜨릴 수 있지만 다량의 전해질성분이 없어 그 효과가 크지는 않다.

음주만이 문제가 아니다. 음주가무를 즐기는 송년회는 다른 신체부위도 망가뜨릴 수 있다. 술집에서 큰 소리로 떠들거나 노래방에서 고음으로 노래하면 성대는 평소보다 10배 이상 진동한다. 여기에 술을 마시면 체내 수분이 알코올 분해에 사용되기 때문에 성대가 건조해져 무리를 더 받는다. 그러면 성대 점막에 굳은살이 박이는 성대결절이 생긴다. 따라서 노래를 부르러 갈 때는 생수 한 병을 챙겨 가서 수시로 마시는 것이 좋다.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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