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수렵장이 열리게 되면 수렵면허를 받은 많은 사람이 야생동물을 사냥하게 된다. 그 중, 멧돼지 사냥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멧돼지를 잡기 위해 사냥개들을 데리고 다닌다. 사냥개들이 멧돼지를 몰아가면 총을 쏴 멧돼지를 잡는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이런 개들을 '멧돼지몰이 개'라고 부르고 있다. 이렇게 사냥하다 보면, 사냥 중에 개들이 멧돼지에게 부상을 입게 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이런 이유로 겨울철에 동물병원을 찾는 사냥개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그 대부분은 멧돼지가 들이받아서 골절이 되거나, 피부창상이 심각해져서 탈장이 되어 오는 경우이다. 사냥을 할 때, 대부분 4, 5마리의 개를 무리지어 데리고 다니지만, 크고 사나운 멧돼지를 상대로는 어쩔 수 없이 부상을 당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부상을 당해서 응급상황으로 내원하는 개는 피부와 복막까지 찢어져서 내장이 드러나는 상황으로 오게 되는데, 내원하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부상부위가 크기 때문에 대부분 살리지 못해 안타까움이 크다.
이런 사냥개들은 1년 중 사냥을 나가는 3, 4개월 동안 활동하고 대부분이 바깥에 묶여서 큰 활동 없이 지내게 된다. 사냥철이 돌아오면 갑작스럽게 격렬한 운동을 하게 되는데, 장기간 휴식 후에 급격하게 운동량이 늘어나서 저혈당증이나 호흡기 질환 등 여러 가지 질병이 발현하게 된다. 저혈당증이 오면 운동 후 쉽게 탈진이 되고, 호흡기 질환이 생기면 가벼운 운동 후에도 호흡이 거칠어지고 헐떡이게 된다.
또한, 호흡기 질환 증상이 심해져서 내원하는 강아지 중 심장사상충증 양성판정을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여름철에 심장사상충 예방이 제대로 되지 않다 보면 감염되어 몸속에서 심장사상충이 번식해서 겨울철에 심장사상충증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감염이 심하지 않아서 치료가 가능하다 하더라도 더 이상 격렬한 운동을 할 수 없게 된다. 사냥개로서의 활동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도태되는 경우도 생겨난다.
사냥개들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반려동물과는 다른 개념의 동물로 볼 수 있다. 사냥이라는 목적성을 가지고 키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수렵인들이 사냥개를 반려동물과 마찬가지로 아끼고 사랑하고 있다. 하지만 야외에서 키우다 보니 질병이나 건강 관리 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평소 사냥을 나가지 않는 계절에도 사냥개들의 건강을 체크하고 예방접종도 잘 해주어야 한다.
최동학 동인동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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