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을 위한 특별 처방전] 감기가 주는 교훈

겨울이 되면 주위에 코를 훌쩍거리거나 기침을 하는 감기환자들이 많아진다. 감기에 걸려서 고생한 적이 별로 없는 나도 이번 겨울에는 감기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퇴근 후 집에서 침을 삼키는데 목 부위가 뜨끔뜨끔해서 감기에 걸렸구나 싶어서 만사 제치고 매실차를 한 대접 마시고 잠자리에 일찍 들었다.

그런데 목이 아파서 그런지 자다 깨다를 반복하면서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이튿날은 콧물과 재채기에, 이제는 뼈 마디마디가 쑤시는 지경에 이르렀다. 내가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감기에 걸렸나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우연히 감기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대개 날씨가 추워지면 감기에 걸린다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실은 감기는 추위 때문에 생기는 병이 아니라고 한다. 유독 겨울에 감기 환자가 많은 이유는 날씨가 추워지면 사람들이 주로 실내에서 지내기 때문에 서로 가까이 접촉하는 일이 많아짐에 따라 다른 사람이 옮겨오는 세균에 더 잘 감염되기 때문인 것이다.

바깥 날씨가 추워져서 따뜻한 실내에만 지내서 걸리게 되는 게 감기라는 말이 아이로니컬하면서도 고개가 끄덕여졌다. 따라서 바깥 날씨가 추워졌다고 실내에만 있는 게 능사가 아니고 꽁꽁 싸매서라도 적당한 산책이 필요하다.

따뜻한 실내는 공기가 정체되어서 탁해지므로 수시로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줘야 공기의 자연스러운 순환이 이루어지고 실내에 있는 세균을 바깥으로 내보낼 수 있게 된다.

또한 감기를 치료하는 약은 없고, 휴식을 취하는 게 가장 좋다. 그리고 모든 병은 마음으로부터 온다는 말처럼 스트레스를 받으면 감기에 걸리기가 쉽다. 스트레스가 오래 지속되면 글루코코티코이드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계속 분비되기 때문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식사를 제대로 하며 운동을 꾸준히 하여 면역 기능을 향상시켜야 한다. 덧붙여 수분을 많이 섭취하고 소금물로 목구멍과 콧속을 씻어내는 것이 거의 유일한 대책이라는 것을 기억해놓자.

2011년 한 해 동안 쉼 없이 달려온 나에게 조금 더 쉬어가라고 찾아온 불청객 감기는 자연의 흐름에 좀 더 귀 기울여 보라고 이야기해주는 것 같다. 몸과 마음의 균형을 되찾아, 다가오는 2012년에게 건강한 새해 첫 인사를 할 수 있길 바라며 짧은 글을 마친다.

이희경 영남대병원 치과 교수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