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프로야구 용병 '엇갈린 행보'

한화 가르시아 등 퇴출…타자대신 투수로 눈 돌려

'용병 타자는 NO! 투수는 OK!'

프로야구 8개 구단이 외국인 타자에게서 시선을 거둬 내년 시즌, 용병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는 모습은 보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올 시즌 용병 타자를 쓴 한화와 넥센이 카림 가르시아와 코리 알드리지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투수로 눈을 돌렸고, 나머지 구단들도 모두 외국인 선수의 활용도를 마운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시즌 후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서 10승을 거둔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를 영입한 데 이어 나머지 한 장의 용병카드도 올 시즌 교체용병으로 활약한 저스틴 저마노와 재계약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보류 선수 명단에 저마노를 포함한 건 재계약 의사가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기량이 더 나은 선수가 있다면 교체할 수 있다. 물론 투수 쪽이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해 말, 오른쪽 타선 강화 차원에서 메이저리그 출신 라이언 가코를 영입했으나 기대 이하의 성적에 올 시즌 중반 퇴출을 통보했다. 그리고 대체 용병으로 투수 매티스를 데려와 시즌 중'후반 쏠쏠하게 재미를 봤다.

다른 구단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투수 비중이 큰 데다 각 구단이 따져본 손익계산서 역시 타자보다는 투수가 낫다는 결론이다.

일단 적응 부분이다. 낯선 선수들을 상대하기는 투수나 타자 모두 똑같지만, 투수는 자신의 공을 던지면 되는 반면 타자는 수많은 투수의 공을 경험해야 자신의 스윙을 가져갈 수 있다. 역대 최고의 용병 타자로 평가받는 타이론 우즈(OB'두산) 역시 국내 데뷔한 1998년 초반에는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다.

인재풀도 투수 쪽이 많다. 외국인 선수의 시장은 보통 마이너리그에서 열리는데, 주 무기를 가진 투수들은 눈에 띄지만 입맛에 맞는 타자는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게 스카우트의 말이다. 삼성 최무영 편성팀장은 "타자의 경우 파워는 갖췄지만 변화구에 약점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 등 정확성을 갖춘 타자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미국식 스타일로는 유인구 구사율이 많은 국내 투수의 공을 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가코 역시 정확성을 갖춘 중장거리 타자로 평가됐지만, 국내 무대서 보여준 성적표는 58경기서 홈런 1개, 28타점, 타율 0.243에 그쳤다.

쓰임새도 투수 쪽이 다양하다. 원투펀치를 영입하면 단숨에 우승을 노릴 수 있고 때에 따라서 투수는 선발, 중간, 마무리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국내 젊은 투수들의 더딘 성장과 리그를 호령하던 에이스들의 부상, 장기 레이스 도중 투수들의 체력 저하 등으로 구멍이 생길 우려가 크다는 것도 외국인 투수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최종문 야구해설가는 "국내 타자들이 기술적인 부분에서 많이 성장해 외국인 타자의 필요성이 적어졌고, 최근 팀 성적이 마운드의 힘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아 각 구단이 투수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2013년부터는 외국인 선수 보유 수가 현재 2명에서 3명 등록, 2명 출전으로 바뀌어 각 팀의 외국인 선수 구성이 다양해질 전망이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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