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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던 대학 등록금, 인하 움직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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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재정지원 압박 지역에도 약발 먹히나

경일대가 지역대학 중 처음으로 내년 등록금을 5% 내리기로 결정하면서 '반값등록금'으로 촉발된 등록금 인하 움직임이 지역 대학가에 확산되고 있다.

경일대는 내년도 등록금을 올해보다 5% 내린다고 20일 발표했다.

경일대 측은 "명목 인하율은 5%이지만 교내'국가장학금까지 확충되면 실질 등록금 인하율은 13.2%로 추산된다"며 "성적우수장학금과 복지장학금을 이중으로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장학금 혜택을 대폭 넓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실질 등록금은 인문사회계열 경우 올해 583만원에서 최대 506만원까지, 자연계열은 811만원에서 704만원까지 내려간다는 것. 경일대 측은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대신 다양한 수익사업과 국고사업 유치를 통해 교육환경 개선에 대한 투자는 꾸준히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대학들은 내년 1월 등록금 협상이 다가온 가운데 경일대의 등록금 인하 선언까지 겹치자 더욱 압박을 받는 분위기다. 아울러 정부가 최근 대학들의 자구 노력에 따라 국가장학금을 지급하고 등록금 인하 정도를 대학 평가에 반영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지역 대학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최근 열린 '2012학년도 국가장학금 설명회'에서 각 대학들이 등록금을 인하한 만큼 국가장학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고, 이에 따른 각 대학의 등록금 인하 계획 보고 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왔다. 지역 대학의 경우 국가장학금은 수십억원에 이른다. 등록금 인하 정도에 맞춰 내년도 재정지원 규모를 정하겠다며 공공연히 압박하고 있다. 일부에선 교육과학기술부가 등록금 5% 인하를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흘러나온다.

영남대 한 관계자는 "교과부가 재정지원을 수단으로 압박해 등록금 인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등록금을 조금 줄이고 교내 장학금을 넓히는 방안을 병행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 측도 "정부의 등록금 인하 정책에 발맞춰 올해보다 내리는 방향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장학금을 대폭 늘려 실질적인 인하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계명대 측은 "내년 1월 등록금 심의를 앞두고 몇 가지 등록금 안을 고민하고 있다. 다른 대학의 추이를 지켜보며 동결 또는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정부의 일방적인 등록금 인하 요구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온다.

대구대 한 관계자는 "우리대학 국가장학금이 77억원으로 추산됐는데 이 돈을 지원받으려면 내년 등록금을 올해보다 6.2% 내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3년간 등록금을 동결한 마당에 너무 무리한 요구"라며 "지방대학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경북대 한 관계자도 "사립대는 적립금이라도 털어서 등록금 인하를 할 여지가 있지만 국립대는 자산이 없어 대학 경영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사립대학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지역대학 총학생회 차원의 등록금 투쟁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영남대 총학생회 측은 "지난 주 기말고사 기간부터 등록금 인하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등록금이 7~10%까지 내려갈 수 있도록 대학 본부 측과 협상할 계획"이라고 했다. 계명대 총학생회 측도 "이달 말 등록금 심의위원회가 구성되는 대로 인하 폭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 수렴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경북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학생을 위해 쓰여야 할 기성회비의 부당한 연구경비 전용 등만 막아도 반값 등록금 실현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서명운동 등을 통해 등록금 인하를 위한 학생들의 여론을 결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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