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세계유교문화재단이 지난 2년간 세계유교문화축전조직위원회를 통해 유교 관련 사업을 벌여왔지만 유교문화 대중화와 산업화에 기여한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유교문화와 상관없는 행사에 상당한 예산을 투입, 공무원과 유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일부 행사의 경우 수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지역 업체와 인력을 외면한 채 서울 등 외지업체와 사업을 추진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안동MBC는 지난해 경북 북부지역을 세계유교문화의 메카로 브랜드화하고 유교문화의 대중화와 산업화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세계유교문화축전조직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북부지역 9개 시군으로부터 보조금(각 2억원 이상)을 지원받아 안동 부용지애, 영주 세계불교문화축제, 문경 군악페스티벌, 상주 존애원 나눔페스티벌, 의성 전국 생활국악축제, 영양 세계유교음식축제'7080 추억의 거리 재현 행사, 예천 삼강주막 막걸리축제, 봉화 청량산 락 페스티벌'한국과자축제 등을 마련했다.
그러나 상당수 사업이 유교와는 동떨어진데다 일부 사업의 경우 추진과정에서 내용을 변경하거나 장소까지 바꿔 참여자들의 반발을 샀다.
재단은 최근 유교문화의 발상지인 영주에서 불교축제를 추진하려다 공무원들과 지역 유림들의 반발을 샀다.
지역 유림들은 "유교문화의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한국 유교문화를 널리 알리자는 설립취지와 달리 불교문화를 부각시켜 유교의 발상지인 영주를 퇴색시키고 있다"며 영주시장실을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지난 8월 안동 하회마을에서 열렸던 뮤지컬 '부용지애'의 경우 수억원의 예산을 집행하면서 대부분 타지역 인력과 장비를 사용해 비판을 받았다.
또 지난 5월 봉화 유곡리 닭실마을에서 치러진 '제1회 한국과자축제'의 경우 유교와 동떨어진 내용인데다 한과 부스는 2곳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제과업체 상품들을 내놓아 비난을 받았다.
한 네티즌은 봉화군청 홈페이지에"도민들에게 과자축제한다고 단체 문자 날리고 꼴랑 과자부스(O제과회사) 할인행사…정말 어이없다. 조그마한 마을 행사에 각 지역사람 다 모이게 하다니 다시는 봉화 가고 싶지 않다. 아이들의 실망감에 제가 다 미안하다"고 했다.
과자축제 한 참석자는 "행사 진행도 그랬지만, 과자축제가 유교문화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역의 한 공무원은 "축제가 지역 정서와 맞지 않아 변경을 요구하다 재단 측과 수차례 실랑이까지 벌였다. 하지만 방송사 기자들이 나서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세계유교문화재단 김지원 공연팀장은 "부석사 공연을 두고 영주지역 유림들이 반발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며 "유교문화의 중심인 경북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육성한다는 취지로 재단이 발족했는데 지역정서에 부합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영주 봉화'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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