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가 아닌 대한민국 충남 청양군에 알프스 마을이 있다. 낭만을 자극하는 마을 이름이 예쁘다. 비행기를 타고 유럽을 가지 않더라도 대구에서 차로 3시간이면 작은 국내산 알프스 마을을 체험할 수 있는 것. 3세 이상의 유아나 초교생 자녀를 가진 부모라면 하루쯤 시간을 온전히 빼내 가볼 만한 곳이다. 볼거리'먹거리'즐길거리 3박자를 갖추고 있어 가족 단위로 놀기에는 제격이다. 가족 단위로 가더라도 직접 운전대를 잡을 필요도 없다. 대구에서 이곳 알프스 마을로 출발하는 관광상품이 있다. 설 연휴 직전에 '여행과 문화'에서 진행하는 청양 알프스 마을 여행 프로그램에 몸을 실었다. 아침에 일찍 출발한다는 단점 아닌 단점만 제외하면 불편한 것이 없었다. 오전 7시쯤 대구 중구 동아백화점 쇼핑점 앞에서 관광버스에 몸을 싣기만 하면 나머지는 여행사 측이 일사천리로 진행한다. 잘 구경하고, 실컷 즐기고 나면 오후 7시쯤 대구로 도착한다.
겨울철 놀이문화를 최대한 만끽할 수 있는 충남 청양군 알프스 마을로 떠났다. 그리고 알프스 마을 인근의 가볼 만한 곳도 둘러봤다. 적잖게 볼거리가 있는 청양군이다.
◆겨울이라 더 신나는 알프스 마을
대구에서 출발해 3시간 만에 알프스 마을에 도착했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맞이하지는 않았지만 이 마을 이장이 친절하게 알프스 마을을 소개했다. 그리고 이내 알프스 마을 입구로 들어섰다. 입장료는 2천원. 계곡 쪽에 있는 거대한 얼음 분수대가 멀리서 온 관광객들을 반기고, 얼음 조각공원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인 뽀로로, 케로로, 피카츄 등을 본떠 만든 얼음조각과 올해 용띠해를 맞이해 용 모양을 본떠 멋지게 조각한 얼음도 눈길을 끈다. 빙어낚시를 즐길 수 있는 곳도 마련돼 있다.
이젠 즐기는 시간. 알프스 마을에서 각종 겨울철 놀이문화를 만끽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종류의 놀이문화를 다 즐기는데 소정의 금액을 내야 한다. 종류는 다양하다. 다양한 코스(초급, 고난이도, U자형 등)에서 타는 튜브 눈썰매, 봅슬레이, 비료포대, 옛날식 썰매 등이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한다. 어린이들은 튜브나 썰매가 뒤집어지는 사고가 거의 없지만 어른들은 한 번씩 타다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한다. 이런 풍경은 가장의 위엄 있는 모습을 순식간에 무너뜨림과 동시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큰 웃음을 안겨준다.
대구에서 가족과 함께 온 양은섭(39'동구 각산동) 씨와 딸 혜준(동호초교 3년) 양은 "오늘 하루 정말 신나게 놀았다"며 "대구에도 이런 놀기 좋은 작은 마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지철(41'수성구 파동)'진이설(41) 씨 부부도 "초교생 아들과 함께 놀러왔는데 칠갑산 아래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이 놀랍다"며 "곳곳에 볼거리와 먹거리가 가득해 더욱 좋았으며, 청양군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된 계기가 됐다"고 좋아했다.
◆'1박2일'에 나온 명물 출렁다리
'콩밭 메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누나~. 무슨 설움∼, 그리 많아~~.' 주병선의 노래 제목인 칠갑산이 청양군에 있다. 알프스 마을이 위치한 천장리는 칠갑산 아래에 소재한 마을이다. 이 칠갑산이 청양군 관광수입의 큰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알프스 마을은 지역 주민들에게 샘솟는 수입의 원천이 되고 있으며, TV 프로그램인 '1박2일'에 등장한 출렁다리는 관광명소가 됐다.
알프스 마을을 빠져나와 10분도 걸리지 않는 곳에 아름다운 호수가 등장했고, 그 호수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가 등장했다. 보기만 해도 시원스레 길게 늘어선 다리. 다리에 첫발을 디디자마자 출렁거리기 시작했다. 장난기 가득한 이들은 이 출렁거리는 다리가 더 요동치도록 다리 난간을 잡고 더 흔들어댔다. 하지만 위험하진 않다. 출렁거리는 정도는 적당한 수준을 넘지 않았다.
천천히 출렁다리를 건너면 반대편에는 작은 휴식처와 함께 산책로가 있다. 이곳에는 호랑이와 용 모양의 상이 우렁찬 모습으로 새해 기상을 불어넣어 주고 있었다. 대구 관광객들을 인솔하고 이곳에 온 '여행과 문화' 이현동 대표는 "청양군에는 칠갑산(561m)이 있어서 그런지 좋은 기운이 가득하다"며 "조선조 정조 때 영의정을 지냈던 채제공과 구한말 의병을 일으켜 나라를 구하려 한 최익현이 이곳 청양 출신"이라고 알려줬다.
출렁다리에서 20여 분만 가면 주변에 조용하게 다녀볼 만한 곳들도 많다. 전통 뿌리공예 박물관이 있어 이곳에 가면 죽은 나무뿌리를 재료로 해서 만든 다양한 예술작품들을 볼 수 있다. 바로 옆에는 목공예 체험관도 있다. 그리고 발길을 조금만 돌려 청양군 외곽으로 향하면 고운식물원이라는 곳이 있다. 이곳 식물원에는 8천여 종의 다양한 수목과 꽃들이 있다. 야생화원과 조각공원, 사계정원, 장미원, 튤립원, 비비추원, 단풍나무원, 암석원 백합들 등 다양한 작은 공원 형태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가는 길=대구에서 출발하는 알프스 마을 관광상품을 이용하는 경우 가는 길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자가용을 가져가는 경우에는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 대전 유성IC에서 빠져나가 공주를 거쳐 청양군에 이르는 코스를 택하면 된다. 오전 11시 이후에는 알프스 마을 주차장이 붐빌 수가 있기 때문에 일찍 출발하는 것이 좋다. 점심은 알프스 마을에서 판매하는 떡국(6천원)이나 국수(5천원) 등을 선택하면 된다. 마을 입구 먹거리촌에서는 간식으로 밤을 직접 나무장작불에 구워먹을 수도 있으며, 구기자 초콜릿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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