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찰한테 돈 뜯으려다…엄살·보험 접수 꺼리다 '덜미'

이달 28일 오후 대구 동구 신기동 한 소방도로에서 승용차를 몰던 동부경찰서 소속 이모(47) 경위는 후사경에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 차에서 내려보니 옆을 지나던 K(25) 씨가 온 몸에 고통을 호소하며 몸을 숙이고 있었다.

아프다고 난리를 치던 K씨는 선심을 쓰듯 "사고 접수를 하지 않을테니 파스값이나 달라"며 돈을 요구했다. K씨에게 현금 2만원을 건넨 이 경위는 미심쩍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그가 오른손을 치였다고 말하고는 왼손이 아프다고 우기고 보험 접수나 경찰 신고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

이 경위는 관할지구대인 안심지구대에 유사한 사고가 있는지 문의했고 이 일대에서만 20건이 넘는 비슷한 사고가 접수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치료비도 2만~10만원으로 모두 소액이었다. 이 경위는 다시 K씨를 찾아 "이런 사고는 꼭 보험처리를 해야한다"며 시간을 끌었고 그 사이 경찰이 출동해 K씨를 검거했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31일 교통사고를 고의로 일으킨 뒤 치료비 명목으로 돈을 뜯은 혐의로 K(25) 씨를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은 K씨가 비슷한 수법으로 한 달여 동안 12차례에 걸쳐 28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대구 동구 율하동과 신기동, 용계동 일대에서 유사한 사고가 20~30건 이상 접수된 점에 미뤄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수사를 벌이고 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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