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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모 살해 혐의 30대에 "충분한 증거 없다" 무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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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무리한 기소 논란

친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던 30대 남성에 대해 법원이 이례적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 때문에 사건을 수사한 검찰과 경찰이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지도 않은 채 무리하게 기소해 억울한 누명을 씌웠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박재형)는 2007년 실종됐다 지난해 3월 사체로 발견된 친어머니를 살해한 혐의(존속살해 및 사체유기 등)로 구속 기소된 K(33) 씨에 대해 30일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해자 사망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와 단둘이 있었고, 피해자의 마지막 모습을 본 사람이 피고인이라는 점, 피해자가 발견 당시 모텔 수부실에서 평소 입던 바지를 입고 있었다는 점이 인정되지만 이 같은 증거만으로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할 수 없다"며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K씨는 지난해 3월 자신이 운영하던 모텔 정화조에서 4년 전 실종됐던 모친의 사체가 발견되면서 유력한 용의자로 몰렸다. 경찰과 검찰은 제3자가 몰래 여관에 출입하기 어려운 점과 K씨가 평소 어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점 등을 들어 범행 동기가 충분하다고 판단해 K씨를 존속살해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특히 K씨 어머니가 실종되기 전 모텔에서 모자간 싸우는 소리가 자주 들렸다는 주변인들의 진술이 나오면서 K씨가 진범이라는 가능성이 커졌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K씨는 사업에 실패한 뒤 어머니가 운영하던 모텔을 도우면서 어머니의 신용카드를 몰래 사용하는 등 평소 다툼이 잦았다. K씨가 어머니를 살해한 동기는 물론 간접증거나 정황증거가 확실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K씨의 변호인 측은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피고인의 진술이 일관되고 피해자가 살해된 장소로 추정되는 모텔 수부실에서 혈흔이 발견되지 않은 점, 범행도구를 특정할 수 없는 점,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 등 여러 증거를 들어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피고인의 유죄 입증은 검사에게 있고, 검사는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유죄를 입증해야 한다"며 "하지만 피고인을 범인으로 단정하기에는 의문이 많은데도 범죄의 증명 없이 단순히 정황만을 두고 무리하게 기소했던 사건"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1심 재판부의 판결문 등을 확인한 뒤 조만간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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